감독 생각에 뭉클, KB 김학민 "사퇴까지 결심한 감독님께 죄송…"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12-03 21:5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더스파이크=의정부/이광준 기자] 연패 탈출 일등공신 김학민이 권순찬 감독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KB손해보험은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12연패로 팀 최다연패에 빠졌던 KB손해보험은 긴 어둠에서 벗어나 승리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베테랑 김학민은 22득점, 성공률 62.5%로 팀 승리 주역 노릇을 했다.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잘 보여줬다. 경기 후 권순찬 감독과 포옹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경기 후 김학민이 인터뷰실을 찾았다. 김학민은 “모든 선수들이 다 힘들었을 거다”라며 연패를 돌아봤다. “그래도 감독님이 가장 힘들었을 거다. 마음고생도 가장 심했을 테다.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했는데 스스로 답답했다.”

이어 “그렇게 힘든 와중임에도 선수들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해 주셨다. 선수들도 ‘감독님이 배려해주니 좀 더 해보자’라고 이야기했다. 기회가 올 거라 믿고 참고 기다렸다. 그게 오늘이었다. 옆에서 잘 밀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연패가 길어질 무렵, 권순찬 감독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KB손해보험 구단 반려 끝에 철회됐지만, 선수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김학민은 “정말 죄송스러웠다”라며 말을 꺼냈다. “다들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만 보고 평가하는 게 아쉬웠다. 감독님께서 많은 비난을 받는 걸 보면서 가슴 아팠다. 경기에서 이기고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책임감 없게 사퇴하려 했다’라며 사과하셨다. 그걸 보고 정말 마음이 울컥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느새 김학민도 북받친 감정을 못이겨 눈물을 흘렸다.

KB손해보험 승리에는 팬들의 공도 있었다. KB손해보험 팬들은 힘들어하는 선수들을 위해 응원의 영상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선수들 라커에 응원 문구를 써 붙여주기도 했다. 이날 경기 응원문구는 ‘할 수 있다’였다. 매 순간 선수들을 향해 힘을 불어넣어줬다.

김학민은 그런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다. 긴 연패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감사와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끝으로 김학민은 “앞으로도 무거움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겠다. 이번 경기처럼만 계속 한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