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트] ‘지난 시즌 사용구가?’ 안일한 경기 준비가 남긴 아쉬움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12-06 2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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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에서 지난 시즌 사용구 구단에 전달, 코트매니저-심판진 모두 확인 못해


[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경기 중 사용구로 논란이 일었다.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의 경기 2세트 도중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경기 중 쓰고 있는 공이 올 시즌 사용구이 아니라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공 색깔을 보고 선수들이 먼저 항의했고 이어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심판관에게 올 시즌 사용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2세트 OK저축은행이 7-5로 앞선 시점에서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진은 경기구를 확인했다. 경기는 두 팀 감독들의 합의하에 1세트부터 사용하던 경기구를 계속 쓰기로 하면서 이어졌다.

확인 결과 이날 경기에 사용한 경기구 5개와 예비구 1개를 포함해 올 시즌 사용구는 1개였다. 경기에 사용하는 공은 경기 전 코트 매니저가 먼저 올 시즌 사용구가 맞는지 점검한다. 이후 코트 매니저는 그날 경기에 사용할 공을 심판과 경기감독관에게 전달한다. 심판과 경기감독관은 전달받은 공의 색상, 압력 등을 확인한 후 이상이 없음을 인증하는 사인을 한다.

이번 사용구 문제는 공을 전달하는 업체부터 경기 전 확인하는 과정에까지 모두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경기구를 확인한 후 이에 관해 설명한 문용관 경기운용실장은 “사용구 제조사로부터 지난 시즌 공이 구단에 전달됐다. 배송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그 이후 공을 확인하는 코트 매니저와 심판, 경기감독관이 모두 다른 공이 왔다는 걸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경기 준비 과정에서 나온 안일함이 불러온 사태였다.



양 팀이 같은 공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쓰던 공과 올 시즌 사용구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2019~2020시즌부터 V-리그에서 쓰는 사용구는 이전과 제조 공법이 달라져 탄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대한항공의 항의 과정에서 나온 심판진의 대처 역시 아쉬웠다. 박 감독의 항의에 심판진은 “코트 매니저가 가져온 공을 쓴 건데 왜 우리한테 그러느냐”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경기 준비 과정에서 심판과 감독관의 영향이 분명 있었음에도 그와 같은 답변을 남긴 것이다.

문 실장은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KOVO(한국배구연맹)의 잘못이 있다”라며 “연맹 차원에서 이번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V-리그는 최근 높아지는 인기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리그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달리는 와중에 밑바탕에 있어야 할 경기 준비 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나온 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사진=안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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