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대전/이광준 기자] “제가 팀을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3-0(25-23, 25-13, 25-17)으로 완승했다.
경기 후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1세트가 고비였다. 세터 김형진이 초반 집중하지 못해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연습 때는 경기력이 나쁘지 않은데 실전에서 기복이 다소 아쉽다. 좀 더 편하게 뛰었으면 한다”라고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아포짓 스파이커 외인을 택하면서 기존 삼성화재 배구에 변화를 줄 것을 예고했다. 그 중심에는 세터 김형진이 있다. 좀 더 낮고 빠른 템포로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김형진은 프로 세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주전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아 코트에 오르고 있다. 올 시즌은 팀 스타일에 변화가 생기면서 어깨에 짐이 더욱 무거워졌다.
경기 후 김형진이 인터뷰실을 찾았다. 그는 “반성해야 하는 날이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몸을 풀던 중 상대 외국인선수 가빈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러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자꾸 범실이 나왔다. 선수들과 사인도 조금씩 안 맞았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김형진은 “이젠 보여줘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이제 막내는 벗어났다. 뭔가 해내야 할 때다. 다행히도 1, 2년차 때보다는 마음이 편해졌다. 이전에는 눈치를 많이 본 것 같은데 지금은 형들과 다 친해져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한다.”
신 감독이 말한 “연습 때는 잘 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김형진은 “사실 연습 때도 잘하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경기에 들어서면 산탄젤로가 급해지고, 반대로 나는 좀 안정적으로 가려고 해서 타이밍이 엇나간다. 그런 부분은 평소에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다행히 이번 경기에서는 나름 잘 맞아 들어간 것 같다. 발전 방향이 긍정적이어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김형진에게는 든든한 아군이 한 명 생겼다. 대학 시절 같이 호흡을 맞췄던 정성규다. 홍익대 재학 시절 김형진과 정성규는 뛰어난 호흡으로 팀을 2017년 전승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당시 김형진이 4학년, 정성규가 1학년이었다.
김형진은 “아무래도 같이 뛰어본 선수가 오니 훨씬 잘 맞는다”라고 이야기했다. “맞춰본지 꽤 됐지만 (정)성규가 워낙 점프가 좋아서 잘 때리더라. 폼이 조금 달라지긴 했는데 본래 리듬을 알고 있으니 생전 처음 본 선수들보다는 잘 맞았다.”
김형진은 앞으로 주도적인 선수가 되어 팀을 이끌어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저기에서 나에게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선수가 되어라’라고 말한다. 아직까진 내가 공격수들에게 이끌려 가는 것 같다. 올 시즌은 좀 더 ‘내 것’을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내 것’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 재차 질문했다. 김형진은 “이전까지 삼성화재는 오픈 비중이 높았다. 지금부터는 퀵오픈을 조금씩 늘려 새로운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중앙도 워낙 좋고 결정력 좋은 (박)철우 형, 산탄젤로가 있으니 여러 공격수를 잘 활용해보고 싶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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