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블로킹 금자탑, 현대캐피탈 신영석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12-14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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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광준 기자] “지금 코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요.”

현대캐피탈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시즌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승리와 함께 축하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통산 800블로킹을 달성한 것이다. 경기 전 797개로 세 개가 모자랐던 상황. 신영석은 2세트에 한 개, 3세트에 두 개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극적으로 성공했다. 국내 4호 기록으로 283경기 만에 달성한 기록이었다. 이는 최소 경기 기록 달성이다. 종전 기록은 이선규(전 KB손해보험)의 334경기였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신영석은 “지난 경기 후 797개란 말을 들었는데 잊고 있었다. 800개라는 숫자는 실감이 안 난다. (이)선규 형이 1,000개를 잡았을 때 ‘나는 언제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신영석 인터뷰에 앞서 입장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수상소식을 듣고 “1,000개는 꼭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신영석은 웃으면서 “물론 천 개를 잡아내면 좋긴 하지만, 지금은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꼭 내 블로킹 득점이 아니더라도 팀이 득점을 할 수만 있다면 좋다. 기록보다는 오래 코트 위에 있는 게 더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경기 중에는 기록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라며 “다행히 한 번에 기록을 세웠다. 구단에서 꽃을 주셨는데, 오늘 못 세웠으면 또 준비하셔야 할 뻔 했다. 한 번에 끝내서 다행이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신영석은 이제 어엿한 베테랑 선수다. 대한민국 최고 미들블로커로 꼽힌다. 오는 1월 예정인 국가대표에도 당연히 참가했다. 남자부는 국가대표 없이 최소 2~3경기씩 치러야 한다. 최태웅 감독은 “가는 선수들이 다들 베테랑이다. 신영석을 비롯해 선수들이 가기 전까지 제 몫을 다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베테랑’이라는 말에 신영석은 미소를 지었다. “젊었을 때는 성급했고 앞만 너무 바라봤다. 지금은 내가 돋보이기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상승세를 만들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내 기록보다는 팀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게 목표다.”

신영석은 끝으로 “순위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승점 1점으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나를 비롯해 전광인, 최민호가 함께 대표팀에 간다. 우리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후반기 순위를 좌우할 것이다. 우리 팀은 잘 해낼 거라 믿는다”라고 팀원들에게 신뢰를 보였다.


사진_장충체육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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