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 대체 활약’ 차영석-박준혁, 팀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기다

서영욱 / 기사승인 : 2019-12-24 2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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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차영석과 박준혁이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현대캐피탈에 ‘5연승’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OK저축은행 상대로 대표팀 선수 없이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현대캐피탈은 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 누수가 큰 팀 중 하나였다. 주전 미들블로커인 신영석과 최민호에 전광인까지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신영석과 최민호 공백은 크게 다가왔다. 현대캐피탈은 남자부 7개 팀 중 속공 시도가 가장 많을 정도로 공격에서 속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팀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블로킹도 현대캐피탈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 중 하나였다. 특히 신영석은 속공과 블로킹뿐만 아니라 서브와 이단 연결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이기에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즌 초부터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대표팀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는 이 시기를 걱정했다. 팀이 상승세에 있다가도 대표팀 공백으로 그 흐름이 꺾일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감독은 올해 컵 대회부터 두 주전 미들블로커가 빠질 것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특히 컵 대회 당시 데뷔 후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었지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박준혁에게 관심이 쏠렸다. 당시 박준혁은 컵 대회에서 세 경기에 출전해 총 9점, 블로킹은 3개를 기록했다.

비록 한 경기였지만 신영석과 최민호를 대신해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선 차영석과 박준혁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그런 최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었고 팀의 5연속 셧아웃 승리에 앞장섰다. 어느덧 선두와 승점 차이도 3점에 불과하다.

젊은 선수인 만큼 기세를 잡을 수 있는 1세트가 중요했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1세트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영석은 세 번의 속공 시도 중 2개를 득점으로 연결했고 박준혁은 블로킹 2개를 잡아냈다. 현대캐피탈은 두 선수의 깜짝 활약에 1세트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경기 막판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차영석은 블로킹은 없었지만 속공에서 힘을 보탰다. 이날 차영석은 속공 성공률 80%(8/10)를 기록했다. 박준혁은 블로킹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 경기 최다 블로킹이 2개(2018년 3월 14일 KB손해보험전)였던 박준혁은 1세트에 이미 2개를 잡은 데 이어 총 6개를 잡아냈다. 속공과 블로킹에서 각각 활약한 두 선수를 두고 최 감독은 “신영석이 분명 대표팀에 갔는데 계속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칭찬했다. 개별 활약은 기존 주전 선수들에 못 미쳤지만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힘을 내며 그 공백을 최소화했다.

특히 박준혁의 활약은 현대캐피탈에 고무적이었다. 박준혁은 올해 컵 대회부터 최 감독이 지금의 대표팀 차출 시기를 고려해 기회를 주던 선수였다. 하지만 정규시즌에는 출전 기회가 없었고 이날 경기 전까지 두 경기(2세트) 출전에 그쳤다. 오랜만에 경기 출전에도 박준혁은 준비된 경기력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박준혁이 좋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대표팀 선수들이 복귀한 이후 팀 운영에도 도움을 준다. 휴식 없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때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박준혁이 더 많은 주목을 받긴 했지만 신영석과 최민호가 있을 때도 미들블로커 백업 1순위로 활약하던 차영석의 역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2017~2018시즌 신영석과 함께 주전 미들블로커진을 이룬 차영석은 이미 어느 정도 기량 검증이 끝난 선수다. 신장은 미들블로커치고 작은 편(193cm)이지만 최 감독의 말처럼 속공 스윙이나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타점이 좋은 선수다. 다른 팀에 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선수로 언제나 현대캐피탈에는 든든한 보험이 되어주고 있다.

24일 OK저축은행전을 잘 풀어가긴 했지만 백업 선수로 채워진 지금의 주전 미들블로커진이 확실한 믿음을 줬다고 확정지을 수는 없다. 대표팀 선수들이 없는 채로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고 이 경기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만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이제 막 올 시즌 자신들에게 주어진 첫 임무를 완수한 셈이다. 두 선수가 꾸준함도 보여준다면 과거부터 ‘미들블로커 부자’로 불리던 현대캐피탈의 전통도 더 강력해질 것이다.


사진=안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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