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도 휴식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22일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설 선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남자부 7개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고공행진은 계속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대표팀 차출과 부상 변수로 큰 타격을 입었다. 휴식기를 코앞에 둔 남자부 7개 팀의 지난주 결과를 돌아보고 휴식기 전 마지막 일정을 짚어본다.
(모든 기록은 30일 기준)

1위 - 대한항공 (승점 36점, 13승 6패, 세트 득실률 1.452)
◎ 12.24(화) ~ 12.29(일) : 1패 (29일 vs KB손해보험 1-3패(의정부))
주전 네 명이 빠진 공백은 확실히 컸다. 특히 정지석-곽승석이 모두 빠진 윙스파이커진은 우려한 대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공격적인 운영을 위해 손현종과 임동혁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리시브 불안이 생각보다 컸다. 특히 집중 타겟이 된 임동혁은 공격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임동혁은 이날 팀 전체 리시브(88회) 중 절반 이상(46회)을 받았다. 집중 견제에 공격 리듬도 떨어지며 8점, 공격 성공률 35.71%에 그쳤다.
팀 리시브 효율은 대한항공이 높았지만(35.23%, KB손해보험 20.27%) 실제 경기 양상은 대한항공이 더 흔들렸고 유광우가 많이 움직이며 세트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팀 전체 공격도 흔들렸다. 이날 대한항공 공격 성공률은 42.45%, 효율은 19.81%에 그쳤다. 비예나도 공격 성공률 41.3%에 그치며 오히려 결정적인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세 경기 페이스가 떨어지며 선두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까지 이르렀다.
◎ 12.31(화) ~ 2020.01.04(토) : 2020년 1월 4일 vs 우리카드(인천)
대표팀 공백이 제대로 드러난 상황에서 다음 상대도 2위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KB손해보험전에서 크게 흔들린 리시브 라인을 안정시킬 대책이 필요하다. 제대 후 첫 경기에서 이날 윙스파이커 중 가장 나은 기록을 남긴 김성민이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윙스파이커들이 좀 더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줘야 오은렬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가져가야 공격에서도 기여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임동혁에게 서브를 집중시키고 비예나에게 공격을 몰아 이를 수비와 블로킹으로 막아냈다. 약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다음 상대도 이를 노리고 들어올 게 분명하다. 리시브에서 지난 경기보다는 안정감을 보여줘야 공격도 풀어갈 수 있다.

2위 – 우리카드 (승점 33점, 12승 6패, 세트 득실률 1.323)
◎ 12.24(화) ~ 12.29(일) : 1승 (25일 vs 한국전력 3-1승(수원))
가빈이 빠진 한국전력에 1세트를 내줬지만 이후 큰 위기 없이 승리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상욱 자리를 메운 장지원은 리시브 효율 57.58%(리시브 시도 33회로 팀 내 최다), 디그 성공 11개로 자기 몫을 다했다.
또 하나 우리카드에 기분 좋았던 요소는 한정훈의 활약이었다. 나경복 자리에 한성정이 먼저 들어갔지만 2세트까지 3점에 그치자 한정훈이 투입돼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한정훈은 블로킹 2개 포함 9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53.85%로 준수했다. 리시브는 조금 아쉬웠지만 공격에서 강점을 살렸다. 26점, 공격 성공률 61.54%를 기록하는 등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친 펠리페도 긍정적이었다.
◎ 12.31(화) ~ 2020.01.04(토) : 31일 vs 한국전력(장충), 2020년 1월 4일 vs 대한항공(인천)
대한항공이 직전 경기에서 약점을 드러낸 상황이기에 우리카드로서는 맞대결 2연승을 노릴 기회이다. 우리카드 역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주전 윙스파이커진을 바꿀 수도 있지만 어떤 조합으로 나오더라도 평소만큼 안정적인 리시브를 가져가기는 어려운 대한항공이다. 펠리페와 함께 황경민도 직전 경기서 살아났다는 게 긍정적이다. 황경민은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19점, 공격 성공률 62.07%를 기록했다. 윙스파이커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3위 – 현대캐피탈 (승점 33점, 11승 7패, 세트 득실률 1.615)
◎ 12.24(화) ~ 12.29(일) : 1승 (24일 vs OK저축은행 3-0승(안산))
대표팀으로 주전 선수 세 명이 빠졌지만 3-0 승리를 챙기며 5연승을 이어갔다. OK저축은행 상대로는 맞대결 9연승이다. 다우디가 21점, 공격 성공률 55.56%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줬고 차영석-박준혁이 신영석-최민호 대표팀 차출 공백을 최소화한 게 주효했다. 속공에서는 차영석이, 블로킹에서는 박준혁이 힘을 보탰다.
특히 박준혁 활약은 기대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날 박준혁은 블로킹만 6개를 잡아내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1세트부터 블로킹 2개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박준혁이 이런 활약을 좀 더 이어간다면 비시즌부터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신영석과 최민호의 휴식 시간도 대표팀 복귀 이후 좀 더 보장할 수 있다. 이승원이 최근 보여주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갔다는 점도 현대캐피탈에는 긍정적인 요소였다.
◎ 12.31(화) ~ 2020.01.04(토) : 2020년 1월 3일 vs OK저축은행(천안)
맞대결에서 천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OK저축은행과 다시 한번 만난다. 이번에도 주전 세 명이 빠진 채 경기지만 직전 맞대결 승리로 자신감은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두 젊은 미들블로커가 얼마나 활약하느냐이다. 앞선 맞대결에서 현대캐피탈은 신영석, 최민호가 없음에도 강점인 블로킹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경기를 주도했다. 당시와 같은 활약을 박준혁과 차영석이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한다. 중앙에서 빈틈을 보인다면 OK저축은행과 화력전에서 쉽지 않은 대결을 펼쳐야 한다.

4위 – OK저축은행 (승점 29점, 10승 9패, 세트 득실률 1.000)
◎ 12.24(화) ~ 12.29(일) : 1승 1패 (24일 vs 현대캐피탈 0-3패(안산), 28일 vs 삼성화재 3-0승(안산))
현대캐피탈에 다시 한번 당한 0-3 패배는 뼈아프게 다가왔다. 상대 주전 선수 세 명이 빠졌음에도 셧아웃 패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상대 라인업이 바뀌었음에도 패하는 패턴은 이전과 유사했다. 측면 공격수들이 상대 블로킹에 압도당하며 흐름을 뺏겼고 이후 수비 집중력도 떨어지며 고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현대캐피탈을 상대한 레오도 이날은 매우 부진했다(6점, 공격 성공률 30%).
삼성화재전도 1세트 16-22까지 끌려가며 위기를 맞았지만 레오 서브로 기사회생했다. 17-22에서 시작된 레오 서브 타이밍에 22-22 동점을 만들었고 그 분위기를 이후 세트까지 이어갔다. 경기 초반 부진하던 송명근도 뒤로 가면서 공격에서 살아난 게 긍정적이었다. 현대캐피탈전에서 크게 흔들려 1세트 이후 코트를 밟지 못한 정성현도 삼성화재전에는 페이스를 찾았다.
◎ 12.31(화) ~ 2020.01.04(토) : 2020년 1월 3일 vs 현대캐피탈(천안)
여러모로 중요한 현대캐피탈과 리턴매치다. 맞대결 연패 탈출도 중요하지만 상위권 추격을 위해서라도 꼭 잡아야 하는 경기다. 삼성화재전에서 다시 살아난 레오의 활약이 중요하다.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은 이전부터 건강한 상태에서 레오가 강한 미들블로커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펼치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의 현대캐피탈은 100% 전력은 아니지만 예행연습은 될 수 있다. 레오가 먼저 공격에서 뚫어줘야 송명근도 더 편한 환경에서 공격에 임할 수 있다.

5위 – 삼성화재 (승점 29점, 9승 10패, 세트 득실률 0.923)
◎ 12.24(화) ~ 12.29(일) : 1패 (28일 vs OK저축은행 0-3패(안산))
OK저축은행전 승리를 가져온 공격적인 윙스파이커 조합을 다시 들고 나왔지만 그때만큼 효과를 보진 못했다. 정성규와 김나운 모두 공격은 나쁘지 않았지만 리시브에서 버티지 못했다. 물론 28일 경기에서는 OK저축은행 레오 서브가 워낙 잘 들어오기도 했다.
산탄젤로는 17점, 공격 성공률 55.17%로 나쁘지 않았지만 어려운 볼 처리는 아쉬움을 남겼고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박철우가 없고 외국인 선수로서 주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어려운 볼도 좀 더 득점으로 연결해주는 게 필요하다.
◎ 12.31(화) ~ 2020.01.04(토) : 2020년 1월 1일 vs KB손해보험(대전)
올 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KB손해보험을 만난다. 삼성화재가 5세트 끝에 어렵게 승리한 3라운드 맞대결과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도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가 없었고 김학민이 오픈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화재에서는 송희채가 활약했고 정성규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송희채는 이날 경기도 나오지 못한다. 윙스파이커 조합도 달라진다. 관건은 산탄젤로다. 좀 더 외국인 선수다운 존재감을 경기 내내 보여줘야 한다.

6위 – KB손해보험 (승점 18점, 5승 14패, 세트 득실률 0.653)
◎ 12.24(화) ~ 12.29(일) : 1승 (29일 vs 대한항공 3-1승(의정부))
대한항공전은 서브 공략과 정동근 카드가 제대로 통했다. 김정호는 임동혁을 집요하게 노린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이날 김정호는 팀에서 가장 많은 서브 시도(21회)를 기록하면서 18점, 공격 성공률 59.26%로 활약했다. 정동근은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18점을 기록하는 등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정동근은 블로킹도 5개를 잡아냈다.
김학민은 22점, 공격 성공률 58.33%로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역할을 소화해 경기 내내 팀 공격을 주도했다. 20점 이후 결정적인 상황에서도 득점을 책임지며 공격에서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곽동혁과 함께 리베로진을 지킨 이수범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 12.31(화) ~ 2020.01.04(토) : 2020년 1월 1일 vs 삼성화재(대전)
3라운드 삼성화재전 패배는 정말 한 끗 차이였다. 한국민이 28점을 기록했고 김학민도 23점으로 활약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번 맞대결도 승리를 위한 골자는 이전과 유사하다. 이번에도 외국인 선수는 없는 상황에서 김학민이 오픈 공격을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한다. 아포짓 스파이커로 누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정동근, 한국민 누가 나오더라도 득점에서 확실히 힘을 보태야 한다. 두 팀 모두 서브 에이스는 많지 않은 가운데(삼성화재 서브 5위, KB손해보험 7위) 어느 팀이 좀 더 목적타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 놓는지도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7위 – 한국전력 (승점 17점, 5승 13패, 세트 득실률 0.556)
◎ 12.24(화) ~ 12.29(일) : 1패 (25일 vs 우리카드 1-3패(수원))
가빈이 빠지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태호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세트가 진행될수록 한계에 부딪혔다. 이태호는 1세트 공격 성공률은 42.86%였지만 10점을 올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태호가 2~3세트 4점에 그친 이후에는 손주상이 바톤을 넘겨받았다. 손주상은 14점, 공격 성공률 52.17%로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신장은 작지만 상대 블로킹을 활용하는 공격과 빠른 스윙, 서브도 돋보였다. 한 경기 전체를 확실히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믿음까지는 아니었지만 두 선수 모두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최근 상대 서브 집중 견제에 흔들리던 구본승이 17점, 공격 성공률 65.38%로 반등한 것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오히려 1세트 6점 이후 공격에서 부진했던 김인혁이 아쉬웠던 우리카드전이었다.
◎ 12.31(화) ~ 2020.01.04(토) : 31일 vs 우리카드(장충)
우리카드와 리턴매치다. 승리를 위해서는 가빈 자리에 들어올 이태호나 손주상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두 선수 모두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경기 내내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맡기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한 선수가 좀 더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서브 공략도 더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카드는 안정된 리시브 이후 펼치는 퀵오픈에 강점이 있다. 지금과 같은 약한 서브로는 우리카드의 빠른 플레이를 막아내기 쉽지 않다. 가빈마저 빠진 상황에서 그나마 팀에서 강서브를 구사하는 김인혁이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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