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지난 2019년 12월 19일 경기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간 여자부에 이어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도 지난 4일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경기를 끝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남자부 역시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14일부터 일정이 재개된다.
이 기간을 맞아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6개 팀,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에게 전반기를 돌아보고, 나아가 후반기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했다. 여자부 6개 팀에 이어 이제는 남자부 차례다.
대한항공은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인 4일 우리카드전에서 0-3으로 패했다. 그전 경기인 KB손해보험전에서도 1-3으로 패했다. 2연패로 올림픽 휴식기를 맞게 됐다. 국가대표로 차출된 김규민-한선수-정지석-곽승석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던 지난 두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승점 36점(13승 7패)으로 우리카드(승점 39점 14승 6패)와는 승점 3점 차이다. 대한항공은 후반기, 국가대표 선수들의 복귀와 함께 다시 선두 탈환을 노린다.
박기원 감독이 진단한 전반기 문제점 '기복'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우리가 지난 연말과 올해 연초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라며 "그래도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잘 버텼다. 한선수가 부상도 당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잘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V-리그 전반기는 어느 팀이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여섯 팀 다 어려운 상대였다. 시합 중반에 기복도 있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전반기 점수는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주고 싶다. 선수들이 1~2점 정도 살짝 모자랐다"라고 전반기를 평했다.

박 감독은 휴식기 전 열린 두 경기에서 곽승석과 정지석을 대신해 출전한 윙스파이커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아포짓이 아닌 윙스파이커로 출전한 임동혁은 두 경기에서 12점, 공격 성공률 40%대에 머물렀다. 두 경기 평균 리시브 효율도 27%였다. 손현종과 김성민도 두 경기에서 각각 16점, 10점에 그쳤다.
"주전들을 대신해 들어간 윙스파이커 선수들이 긴장도 되고 많이 떨린다는 것은 알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론 그것을 기회 삼아 성장하길 바란다. 지금처럼 한 게임, 한 게임을 소중히 생각했으면 좋겠다."
박기원 감독에게 지난 두 경기가 아닌 전반기를 치르면서 가장 안 풀렸던 부분에 대해 물었다. 박 감독은 '기복'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박기원 감독은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던 게 너무 아쉽다.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선수는 부상이 있었고, 미들블로커들도 기복이 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 선수 이야기가 나오자 박기원 감독은 활짝 웃었다. 바로 스페인 출신의 외인 비예나다. 2019 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을 받은 비예나는 올 시즌 대한항공의 상위권 유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비예나는 득점 1위(526점), 서브 1위(세트당 0.54개), 퀵오픈 1위(67.02%), 공격 성공률 2위(55.01%)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리그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가장 많이 기록한 선수도 비예나다. 그는 총 5번의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박기원 감독은 "전반기 MVP는 비예나를 주고 싶다. 비예나가 빨리 합류한 게 팀이 지금 순위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빨리 적응을 했다"라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신인 3인방인 진지위-오은렬-정태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 명은 적응을 잘 하고 있다. 아직 리그를 소화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기에 모든 부분을 평가할 수는 없다. 가능성은 있는 선수들이다. 많은 시간을 연습에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박기원 감독의 말이다.
박기원 감독의 소망 '올림픽 티켓 확보 그리고 통합 우승'
대한항공은 4일 우리카드전을 끝낸 후 올림픽 휴식기에 돌입했다.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박기원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알게 됐다.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기복이 있었던 경기력이 왜 나오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힐링도 하고 체력 보강에 전적으로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만큼이나 감독도 경기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박기원 감독은 평소 무엇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박 감독은 쉬지 않고 배구에 대해 더 연구하며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고 밝혔다.
"쉬는 날에도 배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공부한 것을 가지고 코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끊임없이 숙제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한다. 맞히는 문제도 있고, 틀리는 문제도 있다. 틀린 문제를 이해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해소되더라."

박기원 감독은 현재 올림픽 진출 티켓 확보를 위해 중국 장먼에서 힘을 내고 있는 김규민-정지석-곽승석-한선수에게도 응원의 한마디를 전했다.
박 감독은 "가기 전에도 말했다. '올림픽 티켓을 따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대표팀에 들어가면 팀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다"라며 "선수들이 팀 생각은 하지 말고 거기서는 올림픽 진출에 올인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 배구인의 소망인 올림픽 티켓을 따왔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자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인 대한항공은 올 시즌 목표를 통합우승으로 잡았다.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박기원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은 마지막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우승을 하려면 어떻게든 경기장에서 버텨야 한다"라면서 "그러려면 기복 있는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체력 부분을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 대한항공만의 정교한 배구를 후반기에 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은 당연히 경계를 해야 되는 팀들이다. 현재 순위로만 봤을 때는 OK저축은행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팀이다. 후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통합우승이 목표라고 계속해서 강조한 박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팀 선수 전원을 뽑았다. "우리 팀은 한 명만 잘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잘 버텨주고 있으니까 후반기에도 조금씩만 힘을 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박기원 감독은 "상대 팀들이 어느 정도 세팅이 다 됐다. 하지만 우리도 완벽한 배구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고,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 나가야 된다. 후반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길 희망한다.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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