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 시즌,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5위에 머무르며 프로출범이래 처음으로 봄배구 진출에 실패하였는데요.
시즌 후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호철 감독(현재는 여자부 IBK기업은행 감독)의 후임으로 현대캐피탈은 파격적인 선택을 하게 되니 현역선수인 최태웅 세터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게 됩니다.
당시를 회상하면 선수시절 “월드스타”로 명성을 날렸고, 선수은퇴 이후에는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던 41세의 김세진 감독이 OK금융그룹(당시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고 “무적함대”로 불리웠던 삼성화재를 꺾고 V1에 성공하면서 “40代 감독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는데 그 바람에 현대캐피탈도 합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대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선수 은퇴발표 조차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코치 경험이 전무한 최태웅 감독이 2014~2015 시즌의 구겨진 자존심을 2015~2016 시즌에 회복시킬 수 있는 적임자일까? 의구심이 들었는데요.
그 의구심을 지우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이미 “준비된 감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재개된 4라운드 우리카드전(2016년 1월 2일)부터 시작된 승리행진은 18까지 이어졌고(그 다음 시즌까지 포함하면 21연승),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비록 챔프전에서 시몬이 버티고 있는 OK금융그룹에게 종합전적 1승3패로 ★을 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현대캐피탈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즌을 선물해줬습니다.
2016~2017 시즌, 대한항공과의 챔프전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간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은 3승2패로 직전 시즌의 아쉬움을 풀어내며 2006~2007 시즌 이후 10시즌만에 세 번째 ★을 달게 됩니다.
이후 준우승 1회와 우승 1회를 추가했는데 특히 FA로 전광인을, 트라이아웃을 통해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품에 안았던 2018~2019 시즌에는 네 번째 ★을 가슴에 달게 된 이후 인터뷰에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이승원 주전세터(현재는 국방의 의무, 원소속팀은 우리카드)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굵은 눈물을 쏟아냈는데 그 눈물을 본 팬들은 최태웅 감독을 향해 “울보 감독”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죠.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조기종료된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3위로 마친 것을 기점으로 점차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것은 물론 팬들의 비난을 받게 되었는데요.
2020~2021 시즌 직전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지명권 트레이드와 구슬 행운으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었지만 임성진(한국전력)이 아닌 김선호를 지명한 것을 놓고 갑론을박을 일게 만들었고, 정규시즌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 2라운드가 시작할 때에 한국전력과의 3:3 트레이드를 통해 국보급 미들블로커 신영석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장신세터 김명관을 품에 안았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한국전력은 신영석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지지난시즌과 지난시즌 팀 블로킹 1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5시즌만에 봄배구 진출은 물론 구단 역사상 첫 봄배구 승리라는 쾌거를 이룩한데 비해 현대캐피탈은 지지난시즌과 지난시즌 각각 6위와 7위(최하위)에 머물렀는데 그 주범으로 김명관 세터를 꼽는 배구팬들이 많았고, 최태웅 감독도 자유로울 수 없었죠.
여기에 지난 시즌 최하위에는 외국인 대흉작도 한 몫을 했는데 그 때문이었을까요? 지난 4월 29일 열린 남자부 트라이아웃에서 2015~2016 시즌 18연승과 함께 정규리그 우승을 함께 했던 오레올 카메호를 지명하였는데 2015~2016 시즌의 좋은 기억을 다시 이어가고자 하는 지명이었지만 36의 적지 않은 나이가 불안요소였는데요.
그러나 7시즌만에 돌아온 오레올 카메호는 한층 더 노련해진 모습으로 현대캐피탈의 명가재건에 앞장서고 있고, “오레올 효과”를 앞세워서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를 4승2패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1라운드를 4승2패로 마쳤지만 2라운드부터 주춤했기에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는 다를 거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배구에 미친 사람”으로 불리우는 최태웅 감독, 허나 지난 2시즌 동안은 미디어데이에서 말한 것처럼 납작 엎드려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다시 기지개를 켜서 배구코트에 흙먼지를 일으킬지? 배구팬들은 현대캐피탈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PS. 1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