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의 미들블로커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부쩍 성장한 나현수가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춰 더 많은 기회를 얻고자 한다.
지난 2022-2023시즌은 나현수라는 이름을 V-리그와 현대건설 팬들에게 각인시킨 시즌이었다. 김현지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에서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긴 나현수는 지난 시즌 33경기·83세트에 출전하며 쏠쏠한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약했다. 2018-2019시즌 데뷔 이후 KGC인삼공사에서 한 시즌도 20경기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11일 오후, 경남 고성 일대에서 치러진 현대건설의 하계 전지훈련에 참여한 나현수를 <더스파이크>가 만날 수 있었다. 나현수는 “감독님께서 고성에 가서 분위기 전환도 하고 좋은 기운을 받아 돌아가자고 하셨는데, 그러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나현수에게 지난 시즌은 어떤 시즌이었는지를 물었다. 그는 “좋은 기회를 얻은 시즌이었다. 무서울 것 없이 언니들을 믿으면서, 떨지 않고 재밌게 시즌을 치른 것 같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현대건설에서 뛴 것이 어떤 점에서 본인에게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선생님들은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고, 선수들은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팀이다. 특히 어떻게 노력해야 하고, 어떻게 부족한 것들을 채워야 하는지를 (양)효진 언니나 (이)다현이를 보면서 배웠다”며 팀의 분위기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밝혔다.
강성형 감독은 전지훈련 도중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많이 성장한 선수”라며 나현수의 비시즌 성장세를 칭찬했다. 어떤 부분을 가장 집중적으로 훈련했는지 묻자 나현수는 “공격 파워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했다. 웨이트 훈련 강도도 높였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 세심하게 코칭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는 덧붙여 “감독님이 하신 칭찬은 아마 내가 제일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훈련에 임해서 하신 말씀 같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짓기도 했다.
나현수는 이러한 자신만의 특징을 더욱 갈고 닦아 날카로운 무기로 삼을 참이다. 동 포지션에 무려 양효진과 이다현이 버티고 있는 현대건설에서 3옵션을 넘어 1, 2옵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나현수는 “그 두 명에게는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좋긴 하다. 하지만 그 둘보다 나은 점이 하나는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왼손 속공과 큰 공격을 할 수 있다(나현수는 아마추어 시절 아포짓으로 뛴 경력이 있다)는 나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나현수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이 목표고,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블로킹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팬 여러분들이 항상 응원해주셔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각오와 인사말을 남겼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인 양효진·이다현과 동 포지션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나현수는 지난 시즌 그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고 때로는 그들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크게 발전했다. 이제 나현수는 그들로부터 배움을 멈추지 않음과 동시에 선의의 경쟁도 펼쳐볼 생각이다. 마치 지난 시즌의 트레이드가 그랬던 것처럼, 이 경쟁이 나현수에게 또 한 번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는 인터뷰였다.
사진_고성/박진이 기자, 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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