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정기총회의 수혜자가 된 권영민 감독, 그런 그에게 감사를 전한 료헤이

인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4-01-02 06: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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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감독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했다. 료헤이는 그런 권 감독을 감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해 9월 20일 제20기 제2차 이사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는 KGC인삼공사의 팀명 변경(→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여자부의 3시즌 경과 자유계약선수의 자유 신분 변경, 아시아쿼터제의 규정 반영 등이 논의 및 의결됐다.

그리고 당시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내용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세트 퇴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기존에는 경기 중 세트 퇴장을 당할 시 다음 경기에 출장할 수 없었지만, 당시 이사회 및 정기총회를 통해 해당 규정이 삭제되고 대신 제재금이 상향됐다.

권영민 감독은 이 변화의 수혜자라면 수혜자가 될 듯하다.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 도중 권영민 감독이 세트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권 감독은 4세트 17-16 상황에서 한선수의 서브가 리시버의 몸을 스쳤다는 판정이 나오자 수비수 터치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 비디오 판독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됐고, 최종 결과는 판독 불가였다.

그러자 권 감독은 거세게 항의하며 판독관들을 향해 고성을 질렀고, 테이블을 손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이에 최재효 주심은 권 감독에게 세트 퇴장 처분을 내렸고, 권 감독은 코트를 빠져나가 라커룸에서 핸드폰으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다행히 권 감독은 경기 결과로 화를 삭일 수 있었다. 한국전력이 풀세트 접전 끝에 대한항공을 꺾었기 때문이다(20-25, 25-23, 25-22, 23-25, 15-13). 또한 이사회 및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내용 덕분에 다음 경기에도 선수들과 함께 나설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권 감독은 “그러면 안 됐는데, 너무 중요한 1점이라 좀 흥분했던 것 같다. 이후에는 주의하겠다. 잘못된 행동을 했다. 다음에는 반응이 아닌 대응을 하겠다”며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배구를 하면서 퇴장을 당해본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처음이다”라며 민망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권 감독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지만,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는 그런 권 감독을 감쌌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료헤이는 “4세트의 비디오 판독 결과는 나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감독님이 당시에 화를 낸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또한 감독님이 선수들 전부를 지켜주신다고 생각됐고,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를 대표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나 료헤이에게도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던 건 분명했다. 일본에서는 경기 도중 감독이 퇴장을 당하면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묻자 료헤이는 앞서 권 감독과 마찬가지로 “감독님이 경기 중 퇴장당하는 상황은 처음 경험해봤다”고 말하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후 료헤이와는 권 감독의 퇴장 말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월 1일에 배구 경기를 해본 것은 처음이다”라고 밝힌 료헤이는 “해가 바뀌었으니, 토시코시 소바(한국의 떡국과 유사한 일본의 새해 음식)”를 먹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올스타로 선발 된 것에 대해서는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료헤이 특유의 우직함과 차분함이 드러나는 대답도 나왔다. 그는 외국인 리베로라는 위치 때문에 느끼는 부담감에 대해 “그런 기대가 부담되긴 한다. 하지만 그 부담감에 지면 선수 생활은 끝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담감으로 내 마음가짐이 무너질 일은 없을 것이고, 계속 열심히 하겠다”며 프로 의식이 돋보이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단단한 수비와 리시브로 팀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료헤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던 수장의 액션을 옹호할 정도로 배구 외적으로도 커버 범위가 넓었다. V-리그 14개 팀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로 리베로를 선발한 한국전력의 선택은 현재까지 여러모로 옳은 선택이 되고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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