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서 2연패 빠졌지만, 리베로가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 문정원 카드는 효과가 있었다.
한국은 18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아틀라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 C조 2차전에서 폴란드와 격돌했다. 결과는 1-3(22-25, 26-24, 21-25, 9-25) 패배였다.
이번 대회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한국. 2차전에서는 변화를 줬다. 선발 리베로는 김연견이었고, 문정원은 리베로 유니폼을 입지 않고 웜업존에서 대기를 했다.
이날 한국은 2세트 14-14에서 14-19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문정원을 기용했다. 후위에 들어선 문정원은 김연견과 나란히 호수비를 선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문정원과 김연견이 계속해서 탄탄한 수비력을 보였고, 덕분에 랠리를 이어간 한국이 강소휘와 이주아 등을 앞세워 득점을 챙기며 흐름을 뒤집었다. 스티시악 공격 상황에서 문정원의 수비 성공 이후 상대 포히트 범실이 나오면서 20-21 기록, 다시 문정원 수비에 이어 강소휘가 랠리 매듭을 짓고 21-21 균형을 이뤘다. 유효블로킹 후 이주아의 이동 공격까지 통했다. 22-21 역전에 성공하면서 선수들의 표정도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주아 블로킹 득점까지 나왔다. 23-21로 2점 차로 앞서갔다.
결국 폴란드가 베테랑 세터 요안나 보워슈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함께 투입된 올리비아 로잔스키가 공격을 성공시키며 23-23 동점을 만들었다. 강소휘가 쳐내기 공격으로 24-23 기록, 듀스 상황에서 표승주가 해결사로 나섰다. 표승주가 빠른 공격으로 15-14를 만들었고, 강소휘 수비 성공 이후 표승주가 다시 공격 득점을 올리며 직접 2세트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의 유효블로킹도 주효했고, 문정원은 수비 뿐만 아니라 서브로도 상대를 흔들었다.
4세트에는 문정원의 공격 득점까지 나왔다. 왼손잡이 문정원의 전위 라이트 공격이었다. 문정원 득점으로 2-4가 됐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 전체적으로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무너졌다. 세트별 기복이 컸다. 9-17에서 그대로 1점도 챙기지 못하며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올해 문정원을 선발해 줄곧 리베로로 기용했다. 이날 폴란드전에서 올해 처음으로 문정원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동안 대표팀은 정교한 연결이 부족한 모습이었만 문정원과 김연견이 동시에 코트를 밟으면서 이를 해결했다. 덕분에 결정력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보다 정확하고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챙기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174cm 문정원이 전위로 들어섰을 때는 높이라는 약점도 분명히 있었지만,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온 문정원 카드의 효과는 있었다.
다만 폴란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2세트를 뺏기고 당황한 폴란드는 보워슈와 주전 미들블로커 아그니에슈카 코르넬룩을 꾸준히 기용하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4세트 203cm 스티시악과 200cm 코르넬룩의 철벽 블로킹은 견고했다. 스티시악과 마르티나 루카식은 각각 21, 20득점을 선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팀 블로킹에서 8-22로 열세를 보였다. 강소휘와 표승주가 16, 15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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