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표승주의 잔소리 효과? 육서영도 웃는다[도드람컵]

구미/이보미 / 기사승인 : 2023-08-05 0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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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컵대회부터 달라졌다. 표승주의 잔소리 효과는 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4일 오후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4강전에서 KGC인삼공사를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16년 우승 이후 7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른다.

컵대회 직전 연습경기를 치를 때만 해도 IBK기업은행의 고민은 컸다. 표승주도 “말을 아끼고 싶은 기억이다”며 “연습경기를 하면서 되는 것이 없어서 우리도 뛰면서 괴롭고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도 얘기를 했다. 감독님께 경기 때보다 지금 이러는 것이 낫지 않냐면서 더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선수들과도 열심히 준비했고, 경기에 뛰지 못했던 (박)민지, (육)서영이가 잘해주고 있어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호철 감독도 “대회 직전에는 한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배구를 못했다. 올해도 제일 먼저 짐 싸서 가는구나 했다. 그런데 (김)하경이가 살아나면서 팀 분위기까지 살아났다. 첫 경기에서는 (황)민경이가 잘 끌어줬고, 민경이가 아프면서 표승주, 신연경이 후배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면서 끌고 오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표승주와 쌍포로 활약한 육서영은 “사실 대회 시작 전에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상태였다. 확신이 없는 상태로 와서 긴장도 많이 했다. 감독님이 계속 할 수 있다고 해주셨고, 언니들도 도와줬다”고 밝혔다.

표승주도 고참으로서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표승주는 “배구를 하면서 항상 좋을 수는 없다. 후배들에게 안 좋은 얘기를 더 많이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때리는 게 좋다는 등의 얘기를 해준다. 서영이는 잔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계속 지금처럼 하려고 한다. 후배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힘줘 말했다.

이에 육서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도 1세트 공격이 잘 안 풀렸을 때 언니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상황별로 설명을 잘해줬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표승주를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도 육서영에 대해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며 칭찬했다. 수장의 칭찬과 고참의 잔소리에 육서영도 성장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 최정예 멤버가 아니다. 김희진은 올해 2월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고, 황민경은 이 대회 첫 경기에 출전한 뒤 휴식을 취했다. 최정민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발목을 다쳤지만 투혼을 펼쳤다. 표승주와 신연경이 후배들을 이끌면서 똘똘 뭉쳤다. 덕분에 IBK기업은행의 반전이 펼쳐졌다.

표승주도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고충이 있다. 상대팀이 목적타 서브로 표승주를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표승주도 이를 잘 안다. 그는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다. 상대는 날 무너뜨리기 위해 준비를 할 것이다. 우리도 상대를 무너뜨려야 이긴다. IBK기업은행 팀으로 와서 목적타 서브를 많이 받는다. 처음에는 경기일 며칠 전부터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어차피 일어날 일이다’ 생각하면서 부딪히고, 이겨내려고 한다. 그래야 나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좋게 생각해야 팀에도 좋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GS칼텍스와의 마지막 승부에서도 표승주가 버텨야 IBK기업은행이 산다. ‘원 팀’의 힘을 드러낸 IBK기업은행이 7년 만에 우승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사진_구미/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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