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베트남을 꺾고 이번 대회를 3위로 마무리했다. 셧아웃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경기에서 한 세트를 내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이 한국 시간 1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 3위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세트스코어 3-1(25-22, 25-19, 22-25, 25-21)로 꺾고 대회를 3위로 마쳤다. 1-2세트를 따낼 때까지만 해도 무난한 셧아웃 승리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경기력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서브와 한수 위의 블로킹으로 베트남을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세트에 초반부터 느슨한 모습을 보이며 역습을 허용한 한국은 마지막 경기까지도 어딘가 개운치 못한 승리를 거두며 여러 가지 숙제를 떠안은 채 돌아오게 됐다.

1세트 초반, 한국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임성진의 파이프와 정지석의 퀵오픈이 연달아 터졌고, 여기에 이상현의 속공과 황택의의 연속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10-6으로 앞서갔다. 반면 베트남은 팀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이드아웃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앙에서의 준수한 속공과 이를 역이용하는 응우옌 응곡 투안의 파이프 정도가 눈에 띌 뿐이었다.

한국은 16-12에서 임성진이 완벽하게 흐름을 장악하는 활약을 펼쳤다. 3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19-12까지 벌렸다. 베트남도 트루옹 테 카이의 서브 득점으로 반격했지만, 한국은 임성진의 파이프로 20점에 선착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때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며 베트남에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허수봉의 블로킹으로 다시 달아난 한국은 24-22에서 딘 반 두이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역시 먼저 앞서간 쪽은 한국이었다. 5-3에서 김민재가 투 탄 투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임성진의 연타까지 점수로 연결되며 좋은 흐름을 탔다. 김민재는 9-4에서도 두옹 반 티엔의 공격을 가로막은 데 이어 다이렉트 득점까지 올리며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한국은 13-6에서 황택의가 또 한 번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계속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상현도 14-8에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3연속 득점을 올리며 활약을 보탰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임도헌 감독은 정한용·박준혁·김명관을 코트에 투입시키며 새로운 라인업을 가동하기도 했다. 한국은 20점 이후 베트남의 공격과 블로킹에 고전하며 고질적인 후반 집중력 부족에 시달렸지만, 24-19에서 정한용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세트도 승리를 챙겼다.

두 세트를 연달아 내준 베트남은 3세트 초반 힘을 냈다. 트란 두이 투옌의 연속 속공과 테 카이의 서브 득점으로 5-2를 만들며 치고 나갔다. 반면 한국은 2단 연결을 서로 미루다가 어이없이 실점하는 등 앞선 두 세트보다 느슨한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의 속공마저 네트에 걸린 한국은 4-9까지 뒤지며 좀처럼 경기력을 되찾지 못했다. 베트남은 계속해서 한국을 밀어붙였다. 테 카이가 정한용의 공격을 가로막았고, 반 두이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5-8로 앞서갔다.
 

이후 한국이 뒷심을 발휘했다. 14-17에서 이상현의 효과적인 서브가 김민재의 블로킹과 정지석의 연타 득점으로 연결되며 16-17을 만들었고, 김민재가 또 한 번의 블로킹 득점을 터뜨리며 마침내 동점에 도달했다. 이후 양 팀의 1~2점 차를 오가는 접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후반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쪽은 베트남이었다. 23-21에서 반 두이가 짧은 서브로 득점을 터뜨리며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22-24에서 황택의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베트남이 반격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베트남은 4세트 초반에도 한국을 압박했다. 서버들은 강력한 서브를 구사했고, 하이볼 상황에서도 공격수들이 과감한 볼 처리를 선보이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당황한 한국은 3-6에서 허수봉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주도권을 베트남에 내줬다. 6-9에서는 앞선 세트들에서 서브가 좋았던 황택의마저 범실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9-12에서 황택의와 김민재가 속공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장면은 한국의 불안한 경기력을 압축해서 보여줬다.

베트남은 13-11에서 정지석의 오픈 공격을 두이 투옌이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꾸준히 리드를 지켰다. 12-15에서 이상현의 속공이 범실에 그쳤고 직후 탄 투안의 공격 득점이 터지면서 베트남은 5점 차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한국은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해갔고, 16-19에서 찾아온 이상현의 서브 차례에 김민재의 블로킹과 정한용의 3연속 득점으로 20-19 역전에 성공했다. 모처럼 후반 집중력 승부에서 앞선 한국은 김민재의 속공으로 24-21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정한용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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