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아쉬움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실망감이 더 컸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채찍을 내밀었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25-16, 18-25, 24-26, 24-26)로 패하며 3연승에 실패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가 24점, 허수봉 16점, 전광인 15점, 최민호가 10점을 기록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은 “연패할 때 모든 선수들에게 이름으로 배구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고참들에게 하는 말이 아닌 젊은 선수들에게 하는 이야기였다”고 젊은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건넸다.

현대캐피탈 코트에 자리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론 프로 4년 차 리베로 박경민이, 프로 2년 차 세터 이현승이 주로 주전으로 나선다. 더불어 세트 후반에 가게 되면 허수봉 대신 프로 4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호가 들어가 후위 세 자리를 지키는 선수 기용을 보여주고 있다. 세 선수 모두 1라운드에 뽑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불어 김명관, 홍동선 등 현대캐피탈에 1라운드로 지명받고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히고 대표팀에 다녀왔다고 해서 기량이 좋다고 할 수 없다.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에 뽑혔다고 해서 다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다 잘하라는 것도 아니지만 남들보다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본인의 실력이 나오는 의미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전했다”고 강력하게 강조했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 빨리 매너리즘에서 나와서 본인들의 실력을 찾아주면 좋겠다. 조금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한편 중앙에 자리한 베테랑 박상하와 최민호는 각각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상대를 괴롭힌 건 고무적이었다. 최 감독도 “이전 경기에서도 두 선수를 기용한 이유가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흐름은 5세트까지 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안일한 생각들이 패배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일맥상통한 이야기를 계속 전했다.

1세트를 큰 점수 차로 가져오고 2,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엔 충분히 5세트로 끌고 갈 기회가 있었다. 상대보다 25점에 가까웠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더니 서브 득점을 두 번이나 허용하고 말았다.

4세트 20-18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 서브 차례가 되자 최태웅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잠시 분위기를 끊어갔다. 하지만 타임아웃에 무색하게 현대캐피탈은 마테이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당시 리시브 라인에 자리했던 김선호와 박경민 두 선수 사이로 공이 떨어졌고, 두 선수는 지켜만 봤다.

이후 23-21에선 이상현의 서브를 김선호가 받아내지 못하며 흔들렸고, 김명관이 몸을 던져보려 했지만 공은 코트로 떨어지면서 다시 한 점을 내주고 말았다. 23-22에서 이어진 랠리엔 아흐메드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지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최태웅 감독은 남아있던 마지막 타임아웃을 사용했다.

끝나자마자 김선호는 허수봉과, 김명관은 이현승과 교체됐지만, 넘겨버린 흐름을 잡지 못한 채 경기는 끝이나고 말았다. 경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대보다 많은 범실(21-17)을 기록했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3세트 좋은 흐름을 보여줬지만 아흐메드가 타박상으로 흐름이 끊긴 건 아쉬웠다”고 개의치 않았다.

다만 "4세트에는 5세트로 승부를 몰아갈 수 있었는데, 리시브가 흔들렸다. 기본적으로 범실 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해버렸다. 힘을 모아야지 한 경기라도 이길 수 있을 거다. 젊은 선수들이 보면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간절함이 부족해 보였다”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꼬집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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