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연승을 거둔 후인정 감독이 경기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전달했다.
KB손해보험이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3-25, 31-29, 25-22, 25-2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첫 연승이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경기 최다인 43점을 퍼부었고, 홍상혁이 68.42%의 공격 성공률로 14점을 보태며 뒤를 받쳤다. 범실 관리에서도 18-33으로 대한항공보다 훨씬 효율적인 모습을 보인 KB손해보험은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승장 후인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선수들이 미팅에서 했던 약속들이나 훈련에서 준비한 플레이들을 다 보여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계속 연승이 이어졌으면 좋겠지만, 우선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다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자신감도 좀 붙었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좋게 바뀐 상태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며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면서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홍상혁은 비예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후 감독은 “비예나 혼자만으로는 어떤 경기도 이길 수 없다. 대각에서 어느 정도 득점이 나와 줘야 이길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홍상혁과 리우 훙민이 맡은 바를 충실히 해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홍상혁뿐만 아니라 리우 훙민의 경기력도 함께 칭찬했다. 홍상혁이 4세트에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경기 도중 다시 투입된 것에 대해서는 “3세트 막바지에 홍상혁이 무릎 쪽에 약간의 이상을 느꼈다. 상태를 체크할 시간이 필요해서 권태욱이 대신 들어갔다. 본인이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서 다시 투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 감독은 임동혁 쪽에서 원 블록 상황이 잦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려줬다. 그는 “상대가 리시브를 잘 받아놓으면 워낙 플레이도 빠르고 세터도 좋은 팀이라서 대놓고 따라가는 게 아니면 투 블록을 붙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리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속공과 앞C 같은 패턴 플레이만 잘 잡아내고, 임동혁 쪽은 원 블록과 수비로 버텨보자는 이야기를 선수들과 나눴다”며 전술적인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3연패를 당했다. 선두 경쟁 상대였던 우리카드와의 연전에서 모두 패한 뒤 최하위 KB손해보험에도 역습을 허용하며 작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임동혁이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인 42점을 퍼부었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쏟아진 범실들은 계속 대한항공을 괴롭혔고, 4세트에는 대대적인 라인업 변화까지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보지 못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KB손해보험에 축하를 건넨다. 기회가 정말 많았는데 그걸 하나도 잡지 못했다. 그랬으니 당연히 이길 자격이 없었다”며 냉정한 경기 총평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훈련 방식이나 강도에는 경기 전에 설명했듯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훈련 과정에서의 항상성은 유지할 것임을 함께 밝혔다.
연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지금은 이기고 지고에 대해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결과는 두 번째다. 우리의 플레이를 잘 다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블록도 더 잡아야 하고, 수비도 더 띄워놔야 한다”며 단호한 대답을 내놨다. 4세트에 미들블로커 라인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코트 안에 에너지가 필요했다. 훈련 때 열심히 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임동혁과 정지석에 대해서도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먼저 임동혁에 대해서는 “정말 잘해줬다. 비예나를 상대로 잘 싸웠다”는 칭찬을 건넸고, 정지석에 대해서는 “계속 게임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다. 조금씩 실전을 소화하면서 리듬을 더 살려야 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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