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도 연습체육관 코트가 2개다. 본격적으로 새 시즌을 온전히 준비 중인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구단에 코트 하나를 추가 요청한 것. 선수들은 “쉴 틈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3시즌 도중인 올해 2월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았다.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남긴 아본단자 감독은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그리고 비시즌 흥국생명 연습체육관에 코트 하나가 더 늘었다. 선수들은 2개의 코트에 나뉘어 훈련을 소화 중이다. 기존 코트 규격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라인을 그리고 네트를 설치했다.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서다.
아본단자 감독은 “구단의 지원으로 2개의 코트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재활 기간이 길었던 선수들도 들어와서 훈련을 시작했다.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아본단자 감독은 올해 세터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본단자 감독은 이원정과 김다솔을 번갈아 기용했다. 세터 박은서도 있다. 박혜진은 시즌 직전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됐지만,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훈련에 합류했다. 2개의 코트를 동시에 활용하며 선수들의 개인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비시즌 동안 세터들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성장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선수들도 노력 중이다”면서 “한국에서 박혜진은 키가 큰 세터다. 시즌을 시작할 때는 충분히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원정 역시 잠재력이 큰 선수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 같지만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세터들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새 얼굴’이자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코트가 한 개였을 때와 비교하면 밖에서 쉴 시간이 없다. 그래도 부분적으로 집중해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표팀에서 소속팀으로 복귀한 김다은도 적응 중이다. 김다은은 “한 쪽 코트에서는 리시브, 블로킹, 세터 연습 등을 파트별로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 쉴 틈이 없다”면서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개의 코트 훈련은 흥국생명이 처음이 아니다. GS칼텍스가 2019년 청평에 새로 지은 체육관 입주 당시 이미 2개의 코트를 설치했다. 차상현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마련이 됐다. 당시 차 감독은 “코트가 하나면 한쪽에서 리시브 훈련을 한다고 했을 때 미들블로커들은 서브 연습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코트가 두 개라서 한쪽에서 리시브 훈련을 한다면 다른 쪽에서 미들블로커는 속공이나 블로킹 연습을 할 수 있다. 세터들도 함께 훈련할 수 있다. 연습량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도 올해 용인에 있던 클럽하우스를 연고지 광주로 옮겼고, 홈경기장인 페퍼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역시 2개의 코트를 설치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새 시즌을 앞둔 아본단자 감독의 우승 의지도 강하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약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는 “실수도 있었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 기술적인 것보다도 정신적, 체력적인 면이 부족했다. 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흥국생명 연습체육관 화이트보드에는 피라미드가 그려져 있다. 맨 아래부터 내면의 동기부여, 노력과 소통, 기본기 그리고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Magic’이라는 단어와 별이 있다. 여러 단계의 조화를 통해 정상에 오르겠다는 심산이다.
사진_용인/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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