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나아진 미들블로커들의 경기 영향력,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아시안게임]

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9-21 17: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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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블로커들의 경기력이 한결 개선됐다. 그러나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한국이 현지 시간 21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 센터에서 치러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예선 C조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23, 25-13, 25-15) 완승을 거뒀다. 중반까지 흐름이 불안했던 1세트를 다행히 승리로 마무리한 한국은 2세트부터 체급의 차이를 드러내며 캄보디아를 압살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인도에 이어 C조 2위에 올랐고, 22일에 D조 1위 파키스탄과 12강전을 치르게 됐다.

‘항저우 참사’였던 인도와의 예선 1차전에서 최대 패인은 단연 미들블로커 간의 힘 싸움에서 밀린 것이었다. 이날 인도는 미들블로커 듀오 라이 애쉬월-라크쉬미푸람 마노즈의 점유율을 작정하고 끌어올렸다. 특히 애쉬월의 타점 높고 빠른 속공은 경기 내내 한국의 골칫거리였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도합 33회(애쉬월 24회, 마노즈 9회)의 속공을 시도해 23점(애쉬월 16점, 마노즈 7점)을 올렸다. 김규민-김준우-김민재가 도합 19회 시도-9점에 그친 것과 극명히 대비됐다.

인도의 속공이 잘 통한 데는 공격 자체가 위력적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한국 미들블로커들의 적절한 대응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선발로 나선 김규민-김준우 듀오는 애쉬월의 속공 점유율이 매우 높았음에도 좀처럼 제대로 된 블록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이는 인도의 세터 아파부 무투사미가 경기 후반에 날개 공격수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놓고 속공을 올릴 때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다.

그러나 캄보디아전은 달랐다. 우선 속공의 성공률이 올랐다. 김규민이 83.33%(5/6), 김민재가 70%(7/10)의 속공 성공률을 기록하며 날개 공격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물론 모든 득점이 완벽한 공격 타이밍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인도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블록 리딩의 경우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적어도 인도전처럼 대놓고 나오는 속공을 건드려보지도 못하는 장면은 거의 없어졌다.

여기에 김규민과 김민재는 서브에서도 첫 경기보다 날선 모습을 보였다. 인도전에서 20개의 서브를 구사할 동안 1점의 서브 득점도 올리지 못했던 두 선수는 캄보디아전에서 19개의 서브를 구사하면서 3점의 서브 득점을 합작했다. 김규민의 서브는 원래도 국제대회에서 위협적인 무기지만, 서브가 다소 아쉬운 편이었던 김민재까지 서브로 재미를 본 것은 토너먼트를 앞둔 한국에 기분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마냥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이제부터 만날 상대들은 캄보디아보다 훨씬 강한 팀들이다. 당연히 승리를 위해서는 미들블로커들의 경기력이 지금보다 더 올라와야 한다. 특히 아직까지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 블록 리딩과 블록 가담 후 수비-연결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특히 12강 상대인 파키스탄은 우스만 파르야드 알리를 앞세운 중앙 파이프 활용에 능한 팀인 만큼 한국 미들블로커들이 상대 공격 옵션을 막는 데 있어 우선순위를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상대가 약체였다고는 해도, 미들블로커들이 첫 경기의 충격을 털어내고 나아진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호재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문제점을 계속 보완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해야만 임도헌호가 토너먼트에서 순항할 수 있다.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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