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를 자신들의 손으로 확정지었다.
현대건설이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3-25, 25-15, 26-24, 25-19)로 꺾고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위에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현대건설은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굳건하게 팀을 지탱하는 사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과 정지윤의 경기력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모마와 양효진의 힘으로 결국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마지막 홈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와 박정아가 공격에서 분투했고, MJ 필립스(등록명 필립스)와 하혜진도 중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현대건설의 간절함을 넘어설 무언가가 발휘되지 않았다.
1세트 페퍼저축은행 25 : 23 현대건설 – 얘, 광주산 후춧가루가 맵단다
[주요 기록]
페퍼저축은행 야스민: 블로킹 3개 포함 11점, 공격 성공률 44.44%
페퍼저축은행 이한비: 4점, 공격 성공률 80%
세트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서로가 좋은 서브 공략으로 상대의 리시브 약점을 후벼 팠다. 먼저 10점에 도착한 팀은 현대건설이었다. 9-8에서 모마의 호쾌한 중앙 백어택이 터졌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도 만만치 않았다. 9-11에서 야스민이 공격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이끄는 연속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12-12에서 긴 랠리 끝에 양효진의 공격 범실이 나왔고, 야스민의 반격까지 이어지며 페퍼저축은행은 역전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5-14에서 박정아의 재치 있는 페인트가 나오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현대건설은 계속해서 사이드 아웃에 성공하며 뒤를 쫓았고, 16-17에서 채선아의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양효진이 다이렉트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한비의 퀵오픈과 필립스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오며 페퍼저축은행이 다시 간격을 벌렸고, 이한비가 하이 볼까지 뚫어내며 20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23-19에서 현대건설의 거센 반격이 페퍼저축은행을 괴롭혔다. 모마가 3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숨통을 조여왔다. 다행히 야스민의 퀵오픈으로 동점까지는 허용하지 않은 페퍼저축은행은 24-23에서 하혜진의 유효 블록에 이은 야스민의 블로킹으로 1세트를 끝냈다.
2세트 페퍼저축은행 15 : 25 현대건설 – 분노의 현대건설, 역습 개시
[주요 기록]
블로킹 + 서브 득점: 페퍼저축은행 1개(블로킹 1) - 현대건설 5개(블로킹 3 + 서브 득점 2)
현대건설 양효진: 서브 득점 2개 포함 8점, 공격 성공률 66.67%
일격을 당한 현대건설은 2세트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2-1에서 야스민의 공격 범실과 정지윤의 오픈 공격, 이다현의 블로킹에 양효진의 서브 득점까지 이어지며 5점 차로 앞서갔다. 현대건설의 기세는 도무지 꺾이지 않았다. 9-3에서 이다현이 박정아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위파위의 반격까지 나오면서 8점 차까지 격차를 더 벌렸다.
리시브와 공격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좀처럼 흐름을 바꿀 기회를 잡지 못하던 페퍼저축은행은 6-14에서 양효진의 공격 범실과 이한비의 블로킹이 나오며 조금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간격은 컸다. 9-17에서는 박정아가 양효진의 서브를 받지 못하며 더블 스코어로 뒤처졌다. 더블 스위치를 통해 이고은과 박경현이 코트를 밟은 뒤에는 약간의 활력이 돌기도 했지만, 양효진과 모마를 중심으로 한 현대건설의 날카로움을 모두 받아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24-15에서 양효진이 반격을 성공시키며 현대건설이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페퍼저축은행 24 : 26 현대건설 – 팀을 구한 모마
[주요 기록]
현대건설 모마: 4-4에서 서브 득점 2개 포함 6연속 서브, 24-24에서 연속 득점
3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4-4에서 찾아온 모마의 서브 차례 때 이다현의 블로킹과 모마의 연속 서브 득점이 터졌다. 이경수 감독대행은 작전시간을 요청해 흐름을 끊고자 했지만, 작전시간 직후 정지윤의 반격과 페인트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이 초반 흐름을 장악했다. 이후에는 양효진이 페퍼저축은행의 블로커들과 수비수들을 맥 빠지게 하는 넓은 시야로 꾸준히 득점을 쌓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야스민이 공격과 서브에서 분투하며 추격을 이끌었고, 11-14에서 하혜진이 블로킹과 재치 있는 연타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1점 차까지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13-15에서 야스민의 중앙 백어택이 범실이 되면서 현대건설이 한숨을 돌렸고, 이후 현대건설은 17-14에서 고민지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그러던 현대건설은 20점 이후 고비를 맞았다. 22-18에서 이한비의 서브에 정지윤의 리시브가 연달아 흔들리며 박사랑과 야스민의 연속 다이렉트 공격으로 연결됐다. 정지윤의 리시브가 23-21에서도 또 다시 흔들리면서 급기야 점수 차는 1점 차까지 줄어들었고, 24-23에서 모마의 중앙 백어택마저 필립스의 손에 걸리며 3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그러나 듀스가 시작되자마자 모마가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위기의 현대건설을 구했다.
4세트 페퍼저축은행 19 : 25 현대건설 – 현대건설, 정규리그 1위 등극!
[주요 기록]
현대건설 모마: 10점, 공격 성공률 66.67%
현대건설 양효진: 블로킹 4개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여부가 최종 결정될 4세트, 페퍼저축은행이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하혜진과 야스민, 이한비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8-7로 먼저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도 절대 물러나지 않았다.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나자마자 모마의 연속 득점과 양효진의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페퍼저축은행이 좀처럼 김다인의 서브를 사이드 아웃시키지 못하는 사이 현대건설은 모마가 불을 뿜으며 13-8까지 점수 차를 벌렸고, 여기에 양효진의 블로킹까지 이어지자 이 대행은 세터를 이고은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은 여전히 현대건설이 주도했다. 모마와 양효진이 여유롭게 득점을 올리면서 사이드 아웃 싸움을 압도했다. 블로커들과 수비수들은 박정아 쪽으로 향하는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팀의 반격에 기여하기도 했다. 계속 끌려 다니던 페퍼저축은행은 12-18에서 박정아의 공격과 김해빈의 서브가 연달아 터지며 약간 간격을 좁혔다. 15-19에서는 현대건설의 반격 동선이 꼬인 틈을 타 박정아가 연타로 득점을 추가했고, 이고은의 서브 득점까지 나오며 2점 차까지 추격에 나섰다. 강성형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직후 양효진의 네트터치가 나오며 4세트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됐다. 그러나 19-21에서 페퍼저축은행의 포 히트가 나왔고, 양효진의 결정적인 블로킹까지 더해지며 흐름은 또 한 번 현대건설로 넘어갔다. 결국 양효진을 앞세워 매치포인트까지 내달린 현대건설은 24-19에서 정지윤의 페인트로 정규리그의 여정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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