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선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OK금융그룹에는 신호진이 있었다. 신호진의 활약 속에 OK금융그룹이 한 장 남은 준결승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OK금융그룹이 1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5-23, 19-25, 25-18, 23-25, 15-13)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전병선이 지난 대한항공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지만, 그 자리에 대신 선발로 나선 신호진이 25점을 올리는 좋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차지환도 19점으로 힘을 보탰다. 우리카드는 김지한이 26점을 올렸지만 범실 관리에서 밀리며(32-24)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세트 우리카드 23 : 25 OK금융그룹 – 시작은 좋았던 우리카드, 범실로 무너지다
[주요 기록]
블로킹: 우리카드 4개-OK금융그룹 2개
범실: 우리카드 7개-OK금융그룹 4개
양 팀의 초반 승부는 치열하게 펼쳐졌다.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이 공격을 주도했고, 우리카드는 한태준이 다양한 공격 옵션을 활용하며 대응했다. 균형을 깬 것은 우리카드의 블로킹이었다. 8-6에서 송명근은 신호진의 백어택을, 박준혁은 이진성의 퀵오픈을 가로막으며 팀의 10점 선착을 이끌었다. 11-7에서는 최석기가 박원빈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블로킹 철벽으로 리드를 잡은 우리카드는 한성정의 오픈 공격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은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 이진성의 득점과 송명근-김지한의 연속 공격 범실로 17-17 동점이 됐고, 여기에 이진성이 또 다시 오픈 공격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을 허용한 우리카드는 급격히 동력을 잃었다. 특히 20점대 이후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최석기와 김지한의 연이은 범실로 OK금융그룹에 세트포인트를 내줬고, 결국 24-23에서 차지환이 호쾌한 백어택으로 1세트를 OK금융그룹 쪽으로 가져오는 득점을 올렸다.
[주요 기록]
블로킹: 우리카드 7개-OK금융그룹 1개
우리카드 송명근-한성정-김지한: 블로킹 5개 포함 14점 합작
2세트부터 미들블로커 조합을 박진우-최석기로 교체한 우리카드는 초반부터 빠르게 점수 차를 벌렸다. 김지한과 송명근이 왼쪽과 중앙을 번갈아 폭격했고, 오른쪽에서 한성정까지 힘을 보태며 8-2로 앞서갔다. OK금융그룹도 전진선과 신호진의 연속 득점으로 반격했지만, 7-11에서 차지환의 파이프가 송명근의 블로킹에 차단당하며 추격하는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다.
우리카드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몰랐다. 12-7에서 박진우의 좋은 디그에 이어 송명근이 어렵게 올린 2단 패스를 한성정이 과감한 중앙 백어택으로 연결하는 장면이 우리카드의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줬다. 블로커들이 유효 블록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상대의 흐름에 계속 끌려 다니던 OK금융그룹은 세트 중반 힘을 냈다. 11-16에서 박원빈의 블로킹과 신호진의 퀵오픈, 차지환의 다이렉트 공격까지 묶어 2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범실이 말썽이었다. 특히 신호진의 과감한 공격들이 범실에 그치는 장면이 계속 나왔다. 원 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간 박준혁이 라이트 오픈 공격까지 성공시킬 정도로 좋은 흐름을 유지한 우리카드는 24-19에서 김완종의 속공 득점이 나오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우리카드 18 : 25 OK금융그룹 – 12-12 -> 17-12! 순식간에 3세트 장악한 OK금융그룹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12-12에서 5연속 득점
범실: 우리카드 8개-OK금융그룹 4개
3세트 초반, 양 팀의 공격수들이 모두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특히 송명근의 폭발력이 돋보였다. 0~1점의 간격을 유지한 채 10점대에 진입한 상황, OK금융그룹이 먼저 연속 득점을 올렸다. 12-12에서 김지한의 오픈 공격을 전진선이 가로막았고, 여기에 한성정의 공격 범실까지 겹쳤다. 이후 강정민의 장거리 백토스를 신호진이 호쾌한 백어택으로 처리하며 OK금융그룹이 15-12 리드를 잡았다.
OK금융그룹의 연속 득점은 3점에서 멈추지 않았다. 송명근의 후위 경기자 반칙이 나왔고, 곽명우가 한성정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대거 5점을 연속으로 뽑아냈다. 궁지에 몰린 이승원은 박진우를 통해 중앙에서 활로를 뚫고자 했지만, 14-18에서 시도한 박진우의 두 차례 속공이 모두 범실에 그쳤다. 차지환이 김완종의 속공을 가로막으며 승기를 굳힌 OK금융그룹은 24-18에서 김지한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3세트를 따냈다.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신호진: 5점, 공격 성공률 50%
우리카드 김지한: 8점, 공격 성공률 50%
4세트 출발은 우리카드가 좋았다. 5-3에서 한성정이 신호진의 백어택을 가로막으며 3점 차로 앞서갔다. 그러나 OK금융그룹도 전진선이 속공과 서브로 점수를 뽑아내며 빠르게 따라붙었다. 양 팀이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승부를 펼친 가운데, 우리카드가 곽명우의 다이렉트 공격 실패에 힘입어 조금이나마 먼저 앞서가기 시작했고 김지한이 15-14에서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먼저 16점에 도달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에도 어느 한 쪽이 빠르고 치고 나가는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김지한이,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이 팀 공격을 주도하며 혈전이 이어졌다. 20-20에서도 김지한이 퀵오픈을 터뜨리자 신호진이 백어택으로 응수하며 두 아포짓의 좋은 공격이 연달아 나왔다. 그렇게 1점 랠리는 계속됐고, 23-23에서 송명근이 한태준의 언더 패스를 깔끔한 공격으로 해결하며 우리카드가 먼저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결국 24-23에서 차지환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경기는 5세트로 향했다.
5세트 우리카드 13 : 15 OK금융그룹 –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 세트
[주요 기록]
OK금융그룹 신호진: 8-5에서 블로킹 득점
우리카드 정성규: 6-9에서 4연속 서브
운명의 5세트, 먼저 치고 나간 쪽은 OK금융그룹이었다. 신호진의 백어택에 이어 한성정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5-2로 앞서갔다. 6-4에서는 박원빈이 한성정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환호했다. 7-5에서 박승수가 빈 공간을 노리는 절묘한 연타로 득점을 올리며 5세트의 반환점에는 OK금융그룹이 먼저 도착했다.
코트 교대 직후, 신호진이 결정적인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송명근의 퀵오픈을 가로막으며 팀에 4점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처절한 저항이 이어졌다. 원 포인트 서버 정성규의 강서브 세례를 앞세워 3연속 득점을 올리며 다시 9-9 동점을 만들었다. 또 다시 이어진 처절한 혈전에서 이번에도 OK금융그룹이 먼저 연속 득점을 올렸다. 송명근의 서브 범실 이후 차지환이 해결사 본능을 뽐내며 13-11로 승리에 다가섰다. 결국 14-13에서 김지한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OK금융그룹이 준결승에 올랐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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