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마침내 김천에서 웃었다.
흥국생명은 14일 오후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3-0(25-20, 25-13, 25-16)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옐레나와 김연경은 20, 16득점으로 활약했고, 김미연도 해결사 면모를 드러내며 팀 승리를 도왔다. 1세트 교체 투입된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1득점에 그쳤지만 그 존재감은 컸다.
결국 흥국생명이 높이와 공격력을 앞세워 한국도로공사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전 아본단자 감독은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 기분이 좋지 않다. 여기서 경기를 할 때마다 졌다. 코트에 들어가서 새로운 챕터를 펼칠 수 있게 하겠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마침내 김천에서 승수를 쌓은 아본단자 감독이 포효했다. 그는 “드디어! 드디어 김천에서 이겨서 행복하다. 결과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수지 교체 투입에 대해서는 “올해 수술 이후 베트스 컨디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김채연도 공격, 서브, 블로킹에서 모두 성장했다. 중간에 이주아 대신 김채연을 넣을까도 생각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3명을 계속 고려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김수지가 들어가면 완벽한 블로킹 득점은 아니더라도 유효되는 블로킹이나 수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기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저우아시안게임 해설위원 일정까지 소화하고 돌아온 김연경에 대해서는 “점프력, 경기력 모두 좋았다. 사실 8일 동안 아시안게임에 다녀왔고, 6일 전에 팀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경기력에는 의심이 없다”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다만 김해란 복귀 시기는 불투명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안에 복귀는 어려워보이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도로공사도 주전 세터 이윤정의 부상 공백 속에 박은지를 투입했지만 안방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김종민 감독은 “아무래도 팀원들과의 호흡할 시간이나 훈련양은 윤정이가 더 많았다. 은지는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선수라 흔들렸던 것 같다. 그래도 첫 경기 치고는 나름대로 잘했다”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프로 2년차 박은지는 올해 정관장에서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김 감독은 “리시브가 될 때 다양한 패턴을 활용해야 한다. 은지는 기량이 된다고 생각한다. 과감성이 부족해서 경기 중에도 은지에게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V-리그 데뷔전을 치른 타나차를 본 김 감독은 “이틀 맞춰보고 뛰었다. 저 정도면 잘 해줬다. 다만 적응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오늘은 실수를 해도 계속 시켜봤다. 다음 경기부터는 다른 대안을 찾아서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맞대결이었다. 흥국생명이 먼저 웃었다.
사진_김천/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