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정관장의 연승 행진을 멈춰 세웠다. 그러면서 본인들의 연승은 지켜냈다.
현대건설이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엑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2(17-25, 20-25, 29-27, 25-21, 15-11)로 꺾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양효진이 도합 51점을 합작했고, 이다현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1-2세트를 무력하게 패했지만 3세트부터는 달라진 집중력을 보였고, 어렵게 향한 5세트에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데 간신히 성공한 현대건설이었다.
반면 정관장은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 패와 함께 짧았던 연승을 마감했다.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정호영이 도합 72점을 퍼부으며 분전했지만, 3세트 듀스 접전에서 패한 뒤 공수 양면에서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3세트 반격에 성공한 뒤 기세가 오른 현대건설에 심리적으로 밀리는 느낌을 줬고, 4세트 도중에는 이소영이 부상으로 코트를 빠져나가는 악재까지 터진 정관장은 결국 리버스 스윕 패를 당하며 좋았던 흐름을 더 끌고 가는 데 실패했다.
1세트 정관장 25 : 17 현대건설 – 1세트의 쌍포는 지아-정호영!
[주요 기록]
정관장 지아: 10점, 공격 성공률 71.43%, 범실 1개
정관장 정호영: 블로킹 1개 포함 5점, 공격 성공률 80%, 범실 0개
1세트 시작과 동시에 정관장의 화력이 불을 뿜었다. 정호영의 속공과 지아의 퀵오픈, 메가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3-0으로 앞서갔다. 점수 차는 지아의 서브 차례에 더 크게 벌어졌다. 지아는 현대건설의 리시브를 흔드는 강서브를 범실 없이 퍼부었고, 이에 당황한 현대건설이 범실을 쏟아내며 정관장이 10-4까지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점수 차가 넉넉해지자 염혜선의 여유로운 경기 운영이 이어졌다. 박은진의 이동공격과 박혜민의 퀵오픈까지 활용하며 자유자재로 공을 분배했다.
지아의 재빠른 2단 처리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한 정관장은 지아가 계속해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활용하며 여유로운 리드를 지켰다. 강성형 감독은 김다인과 모마를 빼고 김사랑과 황연주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19-14에서 메가의 퀵오픈이 터지며 20점 고지를 밟은 정관장은 정호영이 전위에서 블로킹과 오픈으로 맹위를 떨치며 굳히기에 들어갔고, 24-17에서 지아가 퀵오픈 득점을 올리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정관장 25 : 20 현대건설 – 이번에는 메가-정호영!
[주요 기록]
정관장 메가: 서브 득점 1개 포함 7점, 공격 성공률 66.67%
정관장 정호영: 블로킹 2개 포함 6점, 공격 성공률 57.14%
2세트 초반 정지윤이 리시브와 공격에서 모두 고전하자, 강 감독은 정지윤을 빼고 그 자리에 김주향을 투입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누가 들어오든 변함없이 현대건설을 밀어붙였다. 정호영은 전위에서 양효진을 압도했고, 지아는 날카로운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존재감을 뽐냈다. 1세트에는 정호영과 지아의 활약 덕에 잠시 숨을 골랐던 메가도 2세트 들어 공격력을 끌어올리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정관장은 10-6 4점 차로 앞서가며 2세트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모마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모마는 9-13에서 강타와 연타를 섞어 3연속 득점을 올리며 팀의 1점 차 추격을 이끌었다. 이후 13-14에서 지아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현대건설은 오랜만에 정관장과의 균형을 맞췄고, 15-15에서 이다현의 오픈 공격까지 터지며 역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17-17에서 박은진의 서브 득점과 메가의 다이렉트 푸쉬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이소영의 하이 볼 처리로 20점에도 선착했다. 정관장이 20점대에 진입한 이후 현대건설의 전반적인 코트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점수 차는 계속 벌어졌고, 정호영이 24-20에서 김주향의 오픈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정관장이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3세트 정관장 27 : 29 현대건설 –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현대건설
[주요 기록]
현대건설 한미르: 20-20에서 4연속 서브, 디그 성공률 100%(2/2)
범실: 정관장 9개 – 현대건설 3개
3세트 역시 정관장의 초반 흐름이 좋았다. 5-3에서 지아가 오픈 공격과 백어택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강 감독은 3세트 선발로 고민지를 기용하며 리시브 안정화를 꾀했지만, 5-10에서 고민지의 퀵오픈이 박혜민의 블로킹에 걸리며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부각되고 말았다. 결국 강 감독은 고민지를 빼고 다시 정지윤을 투입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중앙에서 노련한 공격으로 추격을 지휘했고, 11-14에서는 김연견의 날렵한 디그를 위파위가 깔끔한 공격으로 연결시키며 2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세트 중반, 정관장의 범실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다. 15-12에서 지아의 서브 범실과 메가의 2연속 공격 범실이 나오며 현대건설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 사이 현대건설은 김연견이 철벽같은 수비를 선보이며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16-16에서 메가의 오픈을 양효진이 블로킹으로 잘라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20점대에서는 서베로 한미르의 존재감이 빛났다. 20-20에서 까다로운 연속 서브로 리시브를 흔든 뒤 넘어오는 공격은 날렵한 디그로 받아내며 활약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23-24에서 지아가 천금같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길게 이어진 듀스 접전에서는 현대건설이 웃었다. 27-27에서 메가의 직선 공격이 범실이 됐고, 양효진이 특유의 공격으로 마무리 득점을 올렸다.
4세트 정관장 21 : 25 현대건설 – 이 경기가, 결국 5세트를 갑니다
[주요 기록]
정관장 이소영: 19-23에서 수비 도중 부상, 박혜민과 교체
현대건설 모마: 블로킹 2개 포함 9점, 공격 성공률 53.85%
간신히 반격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4세트 초반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3-2에서 모마가 좋은 서브로 지아의 공격 범실을 유도했고, 연타로 직접 득점까지 올리며 3점 차로 먼저 앞서갔다. 그러나 정관장이 메가의 시간차와 박혜민의 다이렉트 공격, 모마의 공격 범실로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점수는 다시 6-6 동점이 됐다. 그러자 현대건설은 다시 한 번 점수 차를 벌렸다. 8-8에서 모마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3연속 득점을 올렸고, 여기에 위파위까지 득점을 보태며 12-8을 만들었다.
현대건설의 선수들은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위파위는 14-11에서 기술적인 쳐내기 공격을 선보였고, 이다현은 15-12에서 박혜민의 하이 볼 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정지윤과 모마는 정관장의 투 블록이 따라붙어도 힘으로 블록을 밀어내며 점수를 만들었다. 정관장은 박혜민 대신 들어간 이소영이 분전했지만 점수 차를 쉽게 좁히지는 못했고, 14-19에서 메가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현대건설에 20점 선착을 허용했다. 정관장은 여기에 19-23에서 이다현의 속공을 수비하던 중 이소영과 메가가 충돌하며 이소영이 코트를 빠져나가는 불운까지 겹쳤다. 현대건설은 24-21에서 모마가 백어택으로 25점째를 올리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정관장 11 : 15 현대건설 – 정지윤의 결자해지
[주요 기록]
현대건설 정지윤: 4점, 공격 성공률 80%
운명의 5세트, 초반 흐름은 현대건설이 먼저 장악했다. 2-2에서 정지윤의 블로킹과 모마의 퀵오픈이 연이어 터졌고, 양효진이 네트 앞에서 좋은 집중력으로 또 하나의 득점을 보탰다. 그러나 4-5에서 정호영의 서브가 정지윤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메가가 이를 다이렉트 공격으로 연결하며 정관장이 금세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강 감독은 정지윤을 빼고 고민지를 투입하며 리시브 강화를 시도했다.
정관장은 세트 중반 지아가 연달아 공격에서 범실을 저지르며 위기를 맞았고, 반대로 기회를 잡은 현대건설은 정지윤이 9-7에서 직선 공격을 터뜨리며 10점에 선착했다. 정지윤은 10-8에서도 안정적인 리시브 이후 공격까지 연결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정지윤과 양효진이 함께 공격을 이끈 현대건설은 14-11에서 모마가 깔끔한 공격을 성공시키며 리버스 스윕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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