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프로에 도전하는 날개 공격수 선수 중 프로에 부름을 받을 선수는 누가될까.
2023-2024 한국배구연맹(이하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오는 30일 오후 2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진행된다. 시즌이 개막한 뒤 진행되는 드래프트는 2016-2017시즌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1순위로 황택의(국군체육부대)가 KB손해보험에 지명됐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대학 재학생 및 졸업 예정자 38명, 고교 졸업 예정자 3명, 실업팀 소속 개인 참가 1명, 총 42명의 선수가 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몇 년간 남자부는 대학 재학 중 일찍 드래프트를 신청해 프로팀에 입단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로 변했다. 실제로 관례대로 4학년까지 대학에 있었더라면 정한용(대한항공), 박승수(OK금융그룹), 이현승, 홍동선(이하 현대캐피탈)이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했을 거다.
하지만 점차 대학교 저학년, 또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프로에 입단해 더 이른 나이에 프로 무대를 밟아 더 많은 경험을 쌓으려고 한다. 정한용은 이미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현승도 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도 얼리 드래프트로 참가하는 선수 중에 높은 순번에 지명될 날개 자원들이 여럿 있다.
수성고 윤서진(3학년, 195cm)은 지난 8월에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에서 30년 만에 3위를 차지한 남자 U19 대표팀 주장이자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대학이 아닌 곧바로 프로 무대에 도전한 윤서진은 리시브에서 좋은 기량을 지니고 있다. 과거 호남정유에서 활약한 김성민 씨의 아들로, 배구 DNA를 타고났다. 탄탄한 기본기를 비롯해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단조로운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에 막히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고등학생인 만큼 바로 프로에 도전하기보단 대학교에서 더 경험을 쌓길 바라는 시선도 있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하다.
지난해 남자 U20 대표팀에 이어 올해 한국 남자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 2023 문경국제대학배구대회 대표팀에 발탁된 이윤수(경기대2, OH, 197cm)도 얼리드래프티로 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매력적인 신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포짓도 소화할 수 있다.
키를 활용한 높은 타점의 공격은 위력적이지만, 리시브는 아직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명되더라도 곧바로 프로 무대에 나서긴 어렵다. 문경국제대학배구대회 당시 발목이 돌아가 수술을 받았고, 올해 남은 기간은 재활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빨라야 12월에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날개 공격수 중 두 선수가 높은 순번으로 지명될 확률이 높은 가운데, 다른 얼리드래프트 선수들 중에서도 눈길이 가는 선수가 여럿있다.
한양대 김형근(3학년, 196cm, OH/MB)은 미들블로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전향한 이색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 2학년까지 미들블로커로 뛰다 올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리시브에 위험요소가 있었지만, OH로 보낸 첫해는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플로터 서브부터 강서브까지 다양한 서브를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양대 방준호(3학년, 194cm, OH)도 김형근과 함께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역 시절 미들블로커로 뛰었던 방신봉 경기 위원의 아들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선발로 뛰며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공수에서 기본기가 갖춰졌지만 경기마다 기복을 보이는 게 아쉽다. 올해 중순에는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해 경기에 나설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이 밖에도 조선대 김건우(3학년, 193cm, OH)도 얼리드래프티로 나온다.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공격력은 눈에 띄었지만 리시브가 불안 요소로 다가온다. 리시브를 많이 받지만 같은 팀 선배 김인영(4학년, 187cm, OH)의 점유율이 훨씬 높았고, 효율에서도 김인영이 앞섰다.
아웃사이드 히터뿐만 아니라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에도 일찍이 프로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경희대 박예찬(3학년, 198cm, OP)과 홍익대 김준호(2학년, 196cm, OP)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왼손잡이에 각 팀의 주포로 활약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박예찬은 올해 U-리그에서 득점 1위(255점)에 2023 문경 번패티번배 국제대학배구대회에 차출돼 우승을 이끌었다. 김준호는 U-리그 공격 성공률 1위(61%)에 서브 8위(세트당 0.368개)를 기록하며 좋은 기록을 남겼다.
다만 아포짓으로, 주 공격수로 가져야 할 클러치 능력에선 두 선수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처리를 해주지만, 중요한 순간 범실이나 상대 블로커에 차단되면서 분위기와 경기를 내준 빈도가 여럿 있었다.
지난해 1라운드에 뽑힌 날개 공격수는 1순위로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은 신호진이 유일했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사진_더스파이크DB, 한국중고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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