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며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우리카드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25-19, 25-23, 26-24)으로 완파했다. 우리카드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우리카드는 중요한 순간마다 끈질긴 유효 블록과 수비 행진으로 대한항공의 공격을 봉쇄했고, 한 번씩 찾아오는 반격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김지한 쌍포가 35점을 합작하며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블로킹에서도 13-5로 대한항공을 압살한 우리카드는 이날 승리를 통해 대한항공과 승점에서는 동률을 기록했고(25점), 승수에서 1승이 앞서게 되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대한항공은 1세트 19-18에서 내리 7점을 내주며 패한 것이 뼈아팠다. 1세트를 무난하게 따냈다면 다른 흐름으로 풀어갈 수도 있는 경기였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는 선발로 나섰지만 김지한의 사이드 블록에 고전하며 부진했고, 정한용 역시 21.4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흔들렸다. 내리 공격을 퍼붓다가도 결정을 짓지 못하고 결국 제 풀에 지쳐 상대의 반격을 허용하는 상황을 반복한 대한항공은 결국 2라운드를 1위로 마감하는 데 실패했다.
1세트 대한항공 19 : 25 우리카드 – 아홉수에 걸린 대한항공
[주요 기록]
우리카드: 18-19 -> 25-19 역전
우리카드 김지한: 블로킹 2개 포함 9점, 공격 성공률 53.85%
경기의 무게감을 증명하듯 양 팀은 세트 초반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나란히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단 1점을 주더라도 쉽게 내주지 않으려 했다. 대한항공은 링컨과 김규민이, 우리카드는 마테이와 김지한이 공격을 이끈 가운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할 때까지 양 팀 간의 점수 차는 한 번도 3점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일으킨 것은 한선수의 서브였다. 경기 시작부터 서브로 김지한을 집요하게 노린 한선수는 17-16에서 또 한 번 김지한을 공략해 서브 득점을 올리며 결실을 맺었다.
이후 정성민과 곽승석의 연속 디그로 찾아온 기회를 링컨이 놓치지 않으면서 마침내 양 팀 간의 점수 차가 3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매서운 반격을 펼쳤다. 김지한이 링컨의 공격을 계속해서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20-19 역전을 이끌었다. 기회를 잡은 우리카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파상 공세를 유효 블록과 수비로 견제한 뒤 한 번씩 찾아오는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지한은 이 과정에서 계속 득점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다. 반면 대한항공 선수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19-18에서 내리 7점을 우리카드에 내줬고, 우리카드가 1세트를 한판 뒤집기로 따냈다.
2세트 대한항공 23 : 25 우리카드 – 살아난 마테이
[주요 기록]
우리카드 마테이: 블로킹 1개 포함 8점, 공격 성공률 53.85%(1세트 공격 성공률 25%)
김지한은 2세트에도 계속 링컨을 괴롭혔다. 2-1에서 링컨의 백어택을 또 한 번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그러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링컨을 빠르게 빼고 임동혁을 투입하며 다른 활로를 찾았다. 그러나 김지한은 7-7에서 임동혁의 퀵오픈도 단독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앞에 누가 오든 철벽으로 군림했다. 10-8에서는 곽승석의 공격이 한태준에게 막히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곽승석의 자리에 에스페호를 대신 투입했다. 그러나 9-13에서 에스페호마저 박진우의 블로킹을 뚫지 못하며 대한항공은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세트 중후반, 우리카드는 계속해서 3~4점의 리드를 지켰다. 한태준과 잇세이는 깔끔한 속공 호흡을 맞췄고, 마테이도 꾸준히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17-20에서 임동혁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2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고, 21-23에서 마테이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우리카드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마테이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까지는 허용하지 않았고, 24-23에서도 마테이가 쓰리 블록을 상대로 득점을 올리며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3세트 대한항공 24 : 26 우리카드 – 임동혁의 치명적이었던 한 발자국
[주요 기록]
대한항공 임동혁: 24-25에서 후위 공격자 반칙
우리카드의 기세는 3세트에도 이어졌다. 정한용의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흔들며 손쉽게 점수를 쌓아갔다. 그러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3-6에서 정한용을 빼고 그 자리에 에스페호를 투입했다. 에스페호는 투입된 후 제몫을 했다. 3-7에서 강력한 파이프로 득점을 올린 뒤, 수비에서도 활약하며 임동혁의 득점에 기여했다. 에스페호의 활약에 힘입은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연속 서브가 이어지는 동안 내리 5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에스페호의 활약은 계속됐다. 10점대 진입 이후에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듯 밝은 표정으로 과감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러나 우리카드도 김지한-마테이 쌍포가 정상 가동되면서 대한항공에 맞섰고, 어느 쪽도 쉽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접전 끝에 먼저 앞서간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18-18에서 에스페호와 임동혁이 연달아 반격 기회를 살리며 20점에 선착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최후의 한 방을 노렸다. 22-23에서 정성규가 서버로 들어갔고, 마테이가 김영준의 디그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정성규는 아예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지만, 세 번째 서브는 범실에 그치며 3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과정에 비해 결말은 비교적 허무했다. 25-24에서 임동혁의 후위 공격자 반치이 나오며 우리카드가 최종 승리를 거뒀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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