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한 로랑 틸리 감독도, 패한 권영민 감독도 덤덤했다 [도드람컵]

구미/김희수 / 기사승인 : 2023-08-09 21: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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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경기와는 반대로, 승장과 패장의 표정과 목소리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감독 모두 덤덤함을 유지했다.

파나소닉 팬서스가 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B조 예선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21, 25-16, 25-19)으로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파나소닉은 서브에서 6-1로 한국전력을 압도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마무라 타카히코가 13점, 시미즈 쿠니히로가 11점을 올리며 좌우에서 득점력을 발휘했고, 나카모토 켄유의 묵직한 서브도 빛났다.

승장 로랑 틸리 감독은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은 서브와 리시브였다. 이 두 가지가 잘 되니 경기가 잘 풀렸다. 한국전력 쪽에 정해둔 우리의 서브 타겟을 잘 공략했고, 경기 도중 변화도 주면서 상대 세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비-블로킹-공격 모두에서 변화를 시도했는데 선수들이 잘 적응하면서 더 좋은 모습이 나온 것 같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세트가 거듭될수록 상대 공격에 대한 파나소닉 선수들의 적응력은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틸리 감독은 “세트 사이에 많은 조언을 하지는 않았다. 경기 전에 세밀하게 게임 플랜을 짠 것이 도움이 됐다. 상대의 공격 패턴 별로 대응책을 자세히 마련해뒀다. 이게 잘 통하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는데, 이번 경기는 잘 통했다. 선수들의 태도와 집중력이 첫 경기보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조별리그의 마지막 상대인 삼성화재에 대해 틸리 감독은 “아직 분석을 완벽하게 한 상태는 아니다. 경기별로 팀을 살펴보고 있다 보니. 그래도 빠른 플레이를 할 줄 알고, 좋은 날개 공격수들을 보유한 팀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세밀히 분석해볼 것이다. 선수들은 이번 경기처럼, 또 평상시처럼 준비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덤덤하게 마지막 경기를 준비할 것을 밝혔다.
 

한편 패장 권영민 감독 역시 그리 어둡지 않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권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뛰게 했는데, 잘 하려는 욕심이 컸는지 전혀 안 하던 범실을 한 것이 아쉬웠다. 젊은 선수들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 연습과는 다른 경기력이 나왔다”며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권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 이태호에 대해 “1세트를 제외하면 연습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혹평을 내린 바 있다. 이날의 이태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권 감독은 이태호에게 “연습 경기 때 잘했기 때문에 기대가 컸는데, 여전히 잘 하려는 욕심 때문에 힘이 좀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갈수록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본다”며 지난 경기보다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

3세트에 선발로 나선 김주영에 대해서도 권 감독은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연습한 대로 잘 해줬다. 하승우가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길게 보고 준비시키고 있는 선수다. 패스 질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오랜만에 들어가다 보니 감각이 부족한 부분은 있었다”며 김주영의 경기력이 준수했다고 평가했다.

준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국전력에게는 최종전인 현대캐피탈전이 남아있다. 권 감독은 “이번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라인업으로 나설 것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좀 처질 것 같은데,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완패한 경기였지만, 나름의 소득을 거둔 것에 대한 약간의 만족감도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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