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이 홈 개막전에서 혈투 끝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이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25-22, 20-25, 19-25, 25-17, 15-13)로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와 박정아는 46점을 합작하며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고, 박은서는 중요한 순간 강서브와 날렵한 공격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 트린지 감독의 적절한 비디오 판독 활용도 돋보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신인 김세빈과 신은지가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경기 최다인 32점을 올렸지만 5세트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린 것과 막바지 서브 범실이 뼈아팠다.
1세트 페퍼저축은행 25 : 22 한국도로공사 – 한국도로공사의 막판 추격 뿌리친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범실: 페퍼저축은행 5개 – 한국도로공사 9개
블로킹: 페퍼저축은행 4개 – 한국도로공사 1개
10점대 진입 전까지 근소한 열세에 놓였던 페퍼저축은행은 8-9에서 필립스의 활약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필립스는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한 뒤 속공 득점까지 터뜨리며 팀의 10점 선착을 이끌었다. 페퍼저축은행은 한국도로공사가 잦은 범실을 저지르는 사이 야스민의 퀵오픈으로 16점에도 먼저 도착하며 점수 차를 벌려갔다.
한국도로공사는 15-19에서 부키리치의 오픈 공격과 박정아를 겨낭한 문정원의 서브 득점으로 반격하며 거세게 저항했지만,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페퍼저축은행이 20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또 한 번의 맹추격에 나섰다. 전새얀의 연타와 부키리치의 백어택으로 22-22 동점을 만들었다. 치열한 접전에서 웃은 쪽은 페퍼저축은행이었다. 23-22에서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의 공격 범실과 야스민의 강력한 퀵오픈으로 25점에 도달했다.
2세트 페퍼저축은행 20 : 25 한국도로공사 – 옛 동료를 울린 문정원의 서브 세례
[주요 기록]
5-4에서 박은지의 블로커 터치 비디오 판독: 블로커 안테나 터치로 확인, 페퍼저축은행 득점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16-14에서 4연속 서브
김종민 감독은 고의정과 전새얀을 선발로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페퍼저축은행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여기에는 조 트린지 감독의 ‘매의 눈’이 한몫을 했다. 5-4에서 박은지가 블록에 가담하던 중 안테나를 손끝으로 살짝 건드린 것을 비디오 판독으로 잡아낸 것. 이 랠리는 판독 전에 페퍼저축은행의 실점으로 끝났던 랠리였기에, 트린지 감독의 비디오 판독 성공은 동점을 2점 차 리드로 바꾸며 초반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10-11에서 전새얀의 블로킹과 야스민의 공격 범실이 겹치며 역전에 성공했고, 곧바로 고의정의 서브 득점까지 터졌다. 16-14에서는 문정원이 옛 동료 박정아를 서브와 수비로 연달아 흔들며 팀의 3연속 득점을 이끌기도 했다. 배유나의 서브 범실로 20점에 올라선 한국도로공사는 하혜진과 야스민의 연속 범실에 이은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25-20을 만들며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페퍼저축은행 19 : 25 한국도로공사 – 긴장 풀린 김세빈, 본격적인 시동을 걸다
[주요 기록]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15-11에서 5연속 서브
한국도로공사 김세빈: 블로킹 1득점 포함 4점, 공격 성공률 66.67%
김 감독은 3세트에도 신은지를 선발로 투입하며 과감한 행보를 이어갔고, 한국도로공사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세트 시작과 동시에 김세빈이 야스민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여기에 페퍼저축은행의 서브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선발로 나선 신은지는 9-7에서 강력한 서브로 이한비의 리시브를 흔들며 부키리치의 다이렉트 공격 득점을 유도했다.
그리고 15-11에서 서브 라인에 선 문정원이 또 다시 박정아를 집중 공략했다. 박정아는 여전히 문정원의 서브에 고전했고, 17-11에서는 문정원이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순식간에 점수 차가 7점 차까지 벌어졌고, 이후에도 이어진 문정원의 서브 행진은 박정아의 퀵오픈으로 19-12가 돼서야 끝이 났다. 간신히 한숨을 돌린 박정아는 12-20에서 연속 공격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야스민도 블로킹으로 힘을 보탰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진 뒤였다. 한국도로공사는 23-19에서 김세빈이 속공과 서브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페퍼저축은행 25 : 17 한국도로공사 – 박은서의 친동생 참교육(?)
[주요 기록]
페퍼저축은행 박은서: 14-15에서 5연속 서브
페퍼저축은행은 4세트 시작과 동시에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초반 흐름을 잡았지만, 한국도로공사가 배유나의 이동공격과 부키리치의 백어택으로 반격하며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으며 각축전을 벌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신은지와 부키리치가,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와 필립스가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13-12에서 문정원이 또 다시 서브 라인에 섰다. 페퍼저축은행은 한 번에 사이드 아웃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문정원의 서브를 두 번으로 끊으며 한숨을 돌렸고, 14-15에서 찾아온 박은서의 서브 차례에 박정아가 연속 득점을 터뜨린 데 이어 부키리치의 백어택을 성공적으로 견제하며 18-15까지 역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박정아의 다이렉트 처리로 20점 고지를 밟은 페퍼저축은행은 트린지 감독이 부키리치의 오픈에 대한 인/아웃 비디오 판독까지 성공시키며 세트 후반 흐름을 장악했고, 야스민이 전새얀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25-17을 만들었다.
5세트 페퍼저축은행 15 : 13 한국도로공사 – 심장이 쫄깃했던 명승부, 승자는 페퍼저축은행!
[주요 기록]
페퍼저축은행 박은서: 3점, 공격 성공률 60%
한국도로공사: 6-11에서 4연속 득점
5세트 초반 분위기는 페퍼저축은행이 장악했다. 2-2에서 박은서와 야스민이 연속 3득점을 합작하며 기세를 올렸고, 연달아서 하혜진의 서브 득점까지 터졌다. 이에 김 감독은 전새얀을 빼고 문정원을 투입하며 리시브 라인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박은지의 세트가 급격히 흔들리는 사이 박은서가 맹활약을 펼치며 8-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코트를 바꾼 직후 배유나의 속공마저 네트를 넘기지 못하며 한국도로공사의 패색은 점점 짙어졌다. 5-9에서는 문정원의 좋은 서브로 찾아온 고의정의 다이렉트 찬스가 이고은의 블로킹에 걸리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6-11에서 배유나의 서브 득점과 고의정의 2연속 퀵오픈이 이어지며 최후의 추격을 시도했고, 급기야 김세빈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점수 차는 1점 차까지 좁혀졌다. 혈전의 승자는 페퍼저축은행이었다. 14-13에서 이예은의 서브가 범실이 됐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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