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가 다 보였어요 – 서브가 뜻대로 들어갔어요” 김지한과 한태준의 ‘뭘 해도 되는 날’

인천/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1-30 21: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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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한은 상대의 공격이 모두 눈에 보였고, 한태준은 원하는 대로 상대의 옵션을 축소시키는 서브를 구사했다. 그야말로 뭘 해도 다 되는 날이었다.

우리카드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23, 26-2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과 승점 25점 동률을 맞춘 우리카드는 승수에서 1승(9승-8승) 앞서며 2라운드를 선두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카드가 거둔 완승의 중심에는 김지한과 한태준이 있었다. 김지한은 50%의 공격 성공률로 17점을 올렸고,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사이드에 철벽을 세웠다. 한태준은 1세트 17-19에서 한 번도 범실을 저지르지 않고 효과적인 연속 서브를 퍼부으며 우리카드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경기 운영 역시 큰 기복 없이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두 선수는 경기 종료 후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김지한은 “1위가 된 것도 좋지만,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어서 더 좋다. 이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한태준은 “2라운드를 1위로 마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길게만 느껴졌던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김지한이 잡아낸 블로킹 4개는 경기 초반의 흐름에 결정적이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를 블로킹으로 쫓아낸 뒤, 링컨 대신 들어온 임동혁마저 블로킹으로 괴롭히며 대한항공의 공격을 봉쇄했다. 김지한은 “공격 코스 분석을 많이 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가 공을 때릴 때 어디로 때릴 것 같은지 잘 보이고 느껴져서 그대로 코스를 막았는데 잘 통한 것 같다”며 넘쳤던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한태준은 1세트 17-19에서 서브 라인에 섰고, 1세트가 끝날 때까지 효과적인 목적타를 연달아 퍼부었다. 볼의 회전을 다채롭게 조절하면서 대한항공의 공격 옵션을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상대가 중앙 공격을 잘 쓰기 때문에 중앙 후위 공격 옵션을 죽이려는 마음으로 서브를 구사했는데 잘 들어갔다”고 당시를 돌아본 한태준은 “이후에는 형들이 잘 막아줬다”며 미소를 띄었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1-2라운드 전승을 거둔 유일한 팀이 됐다. 김지한은 “상대가 워낙 강한 팀이니까 범실을 하든, 경기를 지든 신경 쓰지 않고 재밌게 하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다. 또 지금 선수들끼리 뭉치려는, 또 하고자 하는 의지가 좋다. 그런 부분들이 경기로 연결돼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태준은 “이번 시즌에 우리가 졌던 경기들을 보면 항상 경기 초반에 뒤처지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이번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한 게 승리의 동력이 된 것 같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카드의 3라운드 첫 경기는 12월 3일 안산에서 치러지는 OK금융그룹과의 맞대결이다.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선수에게 OK금융그룹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물었다. 그러자 두 선수는 조금은 느낌이 다른 대답을 각각 내놨다.

한태준은 “두 번 연속으로 셧아웃 패배를 당해서 선수들이 위축될 수도 있는 경기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우리의 배구를 한다면 패배를 되갚아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고, 김지한은 “상대를 신경 쓰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게 가능하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평정심을 유지했다. 2년차 유망주와 6년차 에이스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흥미로운 답변이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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