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2연승을 질주했다.
현대캐피탈은 28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3-0(25-17, 25-23, 25-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허수봉은 18점 활약을 펼쳤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와 전광인도 13, 11점을 터뜨리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한국전력과의 2연전에서 승점 6점을 쌓은 것이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6승13패(승점 22)로 5위 OK금융그룹(8승10패, 승점 22)과 승점이 같아졌다.
지난 12월 21일 최태웅 감독은 경질 소식이 알려졌다. 2015년부터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팀을 떠나야 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한국전력전이 끝난 뒤 만난 여오현은 “진짜 충격이었다.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중간에 감독님이 경질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와도 20년 넘게 같이 생활하신 분인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그렇게 됐다”면서도 “아직은 시즌 중이다. (문)성민, (박)상하, (최)민호와도 우리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자고 했다. 후배들이 더 잘할 수 있게 하자고 말하면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다들 힘들어했다. 고참들은 우리가 있어서 후배들 기가 죽었나까지 생각했다”면서 “이번 일로 어린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참 최민호도 같은 생각이다. 최민호는 “다른 것이 없다. 선배, 후배를 떠나 운동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 그러면 후배들도 이를 보고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여 코치님이나 위에 형들이 운동을 열심히 해주셔서 따라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최민호는 “그동안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있고, 많이 지면서 선수들 사기가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경기를 이기면서 후반기에는 좀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이 길게 남았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경기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매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한경기, 한경기 이기면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여오현도 “이전과는 다르다. 선수들의 눈빛, 움직임, 소리 치는 것이 다르다. 투지가 느껴진다. 나도 코트 안에 들어가면 선수들의 기가 느껴지고, 하고자 하는 것이 느껴진다.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최민호도 “감독님이 나가시고 난 뒤에 경기력이 나오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은데 선수들이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이 그런 분위기를 좀 더 알고 한 발 더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캐피탈에도 봄배구 희망이 있다. 여오현은 “우리가 5세트에 가지 않고 이렇게 3-0으로 이길 경기들이 전반기에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될듯한데 안 되는 것이 있었다. 팬분들도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선수들 마음에 달린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투지 있게 하느냐에 따라 팬들이 재밌는 경기를 응원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31일 선두 우리카드와 맞대결이 예정돼있다. 2연승의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_KOVO, 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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