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승 거둔 김상우 감독 “애초에 5세트를 못 갈 수도 있는 경기였다” [벤치명암]

장충/김희수 / 기사승인 : 2023-12-12 22: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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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풀세트 접전에서 웃었다. 김상우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웃픈’ 경기였다.

삼성화재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6-24, 25-22, 20-25, 23-25, 15-13)로 꺾었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39점을 터뜨리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김정호는 73.08%의 공격 성공률로 23점을 보탰다. 1-2세트를 따고도 3-4세트를 내리 내주며 리버스 스윕 패의 위기에 몰렸던 삼성화재는 김준우의 천금 같은 블로킹으로 승점 2점을 수확하며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힘든 경기를 마친 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김상우 감독은 “사실 1세트에 8점 차를 뒤집었기 때문에 5세트까지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1세트를 졌다면 그냥 경기를 내줬을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5세트를 안 갈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5세트를 간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순간에 범실이 많아서 힘든 경기가 됐다”며 경기를 다각도로 돌아봤다.

이날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한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평소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하자고 이야기할 때도 있고, 차분하게 준비한 것들을 잘 잡아가자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고 밝힌 김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조금 더 단순하게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중요한 순간에는 서브를 조금 조절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이날의 키워드를 소개했다.

삼성화재의 부동의 주전 리베로인 이상욱은 이날 경기 도중 안지원에게 자리를 내주고 웜업존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안지원의 자잘한 실수들이 이어지고 경기가 5세트를 향하면서 이상욱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상욱이 경기 초반에 좀 흔들린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안지원은 보이지 않는 범실들이 몇 개 있었다. 찬스 볼을 잘 올려서 세트 플레이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황해서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5세트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 이상욱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리베로 기용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전 “승점 관리는 우리에게 사치”라는 말도 했던 김 감독은 “(또 승점 2점 획득에 그친 것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겨나가는 것이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다. 그간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팀 분위기에서 탈피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이라며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더 큼을 밝혔다.

한편 우리카드는 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1-2세트를 내줄 때까지만 해도 셧아웃 패배가 유력해보였지만, 3-4세트에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을 중심으로 화력을 다시 끌어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5세트 13-13에서 요스바니의 반격 백어택과 김준우의 블로킹을 연달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패장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짧은 경기 소감을 전했다. 1세트 막바지에 요스바니의 서브에 맹폭당할 때 교체 횟수 제한으로 인해 김영준을 투입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원래는 김영준을 투입했어야 했는데 점수 차가 좀 컸을 때 코치들과 의견을 나눈 뒤 송명근을 원 포인트 서버로 쓰는 바람에 교체 카드가 없었던 것이 뼈아팠다. 내 패착”이라며 겸허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이날 우리카드는 1-2세트를 좋지 않은 내용으로 패했지만, 3세트부터는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신 감독은 “상대의 스윙도 빠르고 요스바니의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공격도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준비를 빨리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게 안 되면 공격들이 전부 블록을 맞고 튀어나가기 때문”이라며 2세트 종료 후 선수들에게 전한 피드백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마테이가 중요한 순간마다 대각 공격에 의존했던 부분에 대해 신 감독은 “대각을 때릴 수는 있다”며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님을 밝혔다. 그러나 신 감독은 “다만 공을 짊어지고 내려오면서 때리는 공격은 절대 해서는 안 됐다. 자주 이야기하는 부분인데도 또 그런 장면이 나왔다. 또 상대 블로커의 숫자 차이에 따라 공격을 다르게 가져가야 하는데 그 부분도 아쉬웠다. 요스바니는 볼 미팅을 조절하면서 상황에 맞는 공격을 한다. 아직 마테이는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며 다른 부분에 대한 쓴 소리를 남겼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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