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정든 GS와 이별’ 차상현 감독,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알렸다

인천/이보미 / 기사승인 : 2024-03-16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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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2016년부터 사령탑으로 함께 한 8년 간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차 감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강조했다.

GS칼텍스는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6라운드 흥국생명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GS칼텍스는 18승18패(승점 51)로 4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흥국생명전을 마친 뒤 차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마지막 경기였다”며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이어 GS칼텍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GS칼텍스는 오랜 시간 팀을 이끌며 GS칼텍스를 강팀의 반열에 올린 차상현 감독과 구단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고심 끝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차 감독과 GS칼텍스의 인연은 깊다. 사령탑이 되기 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GS칼텍스 코치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도 했다. 2016년 12월, 시즌 도중 GS칼텍스가 사령탑 교체에 나섰다. 당시 세화여고 감독직을 맡고 있던 차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첫 프로팀 사령탑이 된 셈이다. 올 시즌까지 차 감독은 V-리그 237경기를 치르면서 132승을 기록하며 역대 여자부 감독 최다 승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차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으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화재 소속으로 뛰다가 현역 은퇴를 했다. 바로 경기대 배구부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고, 2024년 GS칼텍스와 이별을 하면서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차 감독은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돈독한 유대 관계를 이끌며 팀을 지휘한 사령탑이다. GS칼텍스에서 이룬 성과도 크다. 2016-17시즌 정규리그 5위를 차지했지만, 매년 순위를 끌어 올렸다. 2018년 4위, 2019년 3위, 2020년 2위에 이어 2020-21시즌 한국배구연맹(KOVO)컵,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트레블’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GS칼텍스의 V3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GS칼텍스 2021-22시즌 정규리그 3위, 2022-23시즌 5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약체’ 평가를 딛고 정규리그 4라운드까지 승승장구했다. 주전 세터 안혜진이 비시즌 어깨 수술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잘 버텼다. 5라운드부터 주춤하면서 결국 봄배구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차 감독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언젠가 다음 감독에게 물러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8시즌 동안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트레블도 해봤고, 봄배구 탈락도 해봤다. 좋은 황경 속에서 지도를 하면서 행복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왔다.

이어 “큰 미련보다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고, 구단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차 감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그는 “난 계속 배구 지도를 할 것이다. 구단과 합의가 잘 됐다. 원만하게 헤어지는 것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전부터 조율을 했던 상황이다. 앞으로도 GS 구단이 한발 나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하겠다. 오늘로서 GS와는 종료가 됐다. 진짜 행복하게 배구를 했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여러 생각은 갖고 있었다.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뜻대로 될지 안될지는 모른다. 일단 배구를 너무 사랑한다. 지도를 하는 것이 좋다. 언제 어디서든 얘기가 되면 다시 배구 지도를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할 것이다”고 밝혔다.

선수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 그는 “선수들한테는 고생했다는 얘기를 할 것이다. 내가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 화내기도 하고, 싫은 소리도 한다. 성질 좋지 못한 감독 만나서 8년 동안 다들 고생했다”며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날 받아주고, 얘기도 많이 나눈 감독이었다. 계속 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좋은 기회와 운이 따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늘 배구에 진심인 사령탑 중 한 명이다.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한 고민도 늘 안고 있었다. 그만큼 배구 열정이 가득했다. GS칼텍스와의 동행은 마무리됐지만, 차 감독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GS칼텍스는 “팀의 발전에 부합하고 분위기 쇄신을 이룰 수 있는 후임 감독 선임에 총력을 기울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차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게 될 후임 감독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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