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졌지만 만족스러운 부분들도 많은 경기였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이 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2-3(21-25, 25-21, 26-24, 21-25, 9-15)으로 석패했다. 차지환이 경기 최다인 26점을 퍼부었고, 전병선·박원빈·이진성·신호진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33개의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손쉽게 살렸어야 할 찬스 볼 상황에서의 결정력 부재도 종종 눈에 띄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블로킹 시스템도 준비한 대로 잘 나왔다. 빠른 배구를 하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한 것 같다. 전술은 준비한 대로 잘 실행된 것 같다. 문제될 것은 없었다. 공격에서의 실수들이 좀 있었고, 중요할 때 점수를 잘 못낸 것이 좀 아쉬웠다. 이 경기의 패배는 리그에서 갚아줄 것”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오기노 감독은 이전까지 계속 강조해왔던 ‘약속’된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는 약속을 까먹는 선수들이 좀 있긴 했지만, 모두가 약속한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분명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공부하고 성장하는 단계라고 본다. 리그가 개막할 때까지는 이 부분이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덧붙여 오기노 감독은 “나는 결과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결과에만 집착하면서 이야기하면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선수들을 무작정 다그치기보다는 자신의 피드백을 차근차근 이해시켜나갈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OK금융그룹의 조직력이 향상된 것이 느껴진다는 이야기에는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웃음)”며 밝은 미소를 지은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이 2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해줬다. 우리는 다양한 훈련들을 바꿔가고 있는 과정에 있고, 선수들은 상상 이상으로 잘 따라와 주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오기노 감독은 “챔피언 대한항공을 상대로 2세트를 따냈다는 것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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