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폴란드가 랭킹에 걸맞는 저력을 선보였다.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두며 대회 7승째를 올렸다.
폴란드가 한국 시간 5일 필리핀 파사이 시티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3주차 경기에서 슬로베니아를 세트스코어 3-2(29-31, 21-25, 25-20, 25-20, 15-13)로 꺾었다. 이날 폴란드는 윌프레도 레온, 바르토즈 쿠렉, 파웰 자토르스키 등 주력 멤버들을 모두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선택을 했고 이로 인해 2세트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3세트부터 선발로 나선 쿠렉이 팀 공격의 활로를 뚫었고, 이후 달라진 경기력으로 슬로베니아를 밀어붙이며 짜릿한 리버스 스윕 승리를 완성했다.
1세트 초반은 폴란드가 앞서갔다. 5-7로 뒤지던 폴란드는 카밀 세메니욱과 루카시 카즈마렉이 4연속 득점을 합작하며 9-7 역전에 성공했고, 여기에 알렉산더 슬리브카의 서브 득점과 세메니욱의 빠른 반격까지 터지며 11-7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자 조르제 클레투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해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쳤고, 이후 슬로베니아는 나아진 경기력으로 11-12 1점 차까지 폴란드를 추격했다.
폴란드가 세메니욱의 서브 득점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리자, 슬로베니아는 얀 코자메르닉의 블로킹과 티네 우르나트의 노련한 볼 처리로 또 다시 16-17 1점 차를 만들며 뒤쫓았다. 20점 이후에도 계속해서 폴란드의 뒤를 바짝 쫓던 슬로베니아는 22-24에서 클레멘 체불의 득점과 록 모지치의 서브 득점, 슬리브카의 공격 범실을 묶어 마침내 25-24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길게 이어진 듀스 접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슬로베니아는 30-29에서 모지치의 득점이 터지며 1세트 역전승을 챙겼다.
2세트, 양 팀 모두 선발 명단에 변화가 있었다. 폴란드는 야쿱 코하노프스키가 2세트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섰고, 슬로베니아는 1세트에 교체로 나섰던 모지치가 선발로 출전했다. 먼저 투입의 이유를 증명한 선수는 모지치였다. 5-5까지 팀이 올린 5점을 혼자 책임지며 날아올랐다. 모지치의 활약에 힘입은 슬로베니아는 코자메르닉의 서브 득점과 체불의 강력한 다이렉트 공격으로 13-9를 만들며 2세트도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폴란드는 잦은 서브 범실에 시달렸다. 추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카즈마렉과 코하노프스키, 슬리브카가 모두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반면 슬로베니아는 18-14에서 우르나트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모지치의 블로킹 득점까지 바로 이어지며 20점에 가볍게 선착했다. 폴란드가 바르토즈 쿠렉의 서브 차례에 19-21까지 따라붙었지만, 슬로베니아는 모지치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24-21에서 쿠렉이 때린 공이 안테나를 건드리며 슬로베니아가 2세트도 승리를 거뒀다.
궁지에 몰린 폴란드의 니콜라 그르비치 감독은 3세트에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쿠렉을 선발 아포짓으로 기용했고, 바르토즈 베드노르시를 세메니욱 대신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냈다. 쿠렉은 기대에 부응하듯 세트 초반 팀 공격을 주도하며 폴란드의 6-4 리드를 이끌었다. 근소한 리드를 계속 지키던 폴란드는 쿠렉이 12-9에서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면서 조금씩 점수 차를 벌려갔다.
슬로베니아가 좀처럼 폴란드의 서브를 사이드 아웃시키지 못하면서 폴란드는 중반 이후 비교적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쿠렉은 계속해서 공격력을 끌어올렸고, 슬리브카도 힘을 보탰다. 세트 후반 폴란드가 23-19로 확실한 리드를 굳힌 상황, 슬로베니아는 운조차 따라주지 않았다. 슬로베니아의 공격이 진행되던 도중 부저가 오작동하면서 리플레이가 선언되는, 이번 대회에서 자주 나오고 있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 결국 24-20에서 체불의 범실이 나오면서 폴란드가 3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1점 차와 2점 차를 오가는 랠리는 폴란드가 카즈마렉의 득점으로 20-18을 만들 때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코하노프스키가 곧바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마침내 점수 차는 3점까지 벌어졌다. 폴란드는 22-20에서 슬리브카와 베드노르시가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서 직선 공격을 터뜨리며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고, 비에니엑의 블로킹 득점까지 터지며 25-20으로 4세트를 잡고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그렇게 시작된 운명의 5세트, 폴란드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3-2에서 슬리브카가 다소 뒤쪽으로 쏠린 패스를 과감한 공격으로 처리한 뒤 코트에 누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6-7에서 쿠렉의 공격을 체불이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8-8에서 우르나트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9-9에서 행운의 득점을 올리며 다시 한 번 분위기를 잡았다. 모지치의 강력한 공격을 비에니엑이 간신히 디그했는데, 이 공이 그대로 슬로베니아 코트에 떨어진 것. 10-10에서는 코하노프스키가 블로킹 득점을 올리며 계속해서 모지치 쪽의 공격을 봉쇄한 폴란드는 이어진 11-10에서도 쿠렉이 유효 블록에 걸린 모지치의 공격을 디그한 뒤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승리에 성큼성큼 다가섰다. 결국 폴란드는 베드노르시가 14-13에서 파이프를 성공시키며 극적인 리버스 스윕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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