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에서 시작을 산뜻하게 해 기분이 좋습니다.”
황승빈은 비시즌에 한성정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우리카드에서 KB손해보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에서 우리카드로 이적한 뒤에 다시 일 년 만에 팀을 옮기게 됐다.
황승빈이 자리한 곳은 KB손해보험에 있어 큰 잔상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7시즌 동안 팀을 이끌던 황택의가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주전 세터 자리였다.
부담스러운 역할이었지만, 황승빈은 본인이 해야 할 몫을 해냈다. 1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한국전력과 시즌 첫 경기 주전 세터로 나서 세트스코어 3-2(25-27, 23-25, 25-21, 26-24, 15-11)로 승리했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41점을 터트렸고, 황경민도 20점을 기록하며 뒤이었다. 좌우 쌍포를 활용해 승리를 따낸 황승빈은 승리 소감과 함께 담고 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번 시즌도 새로운 팀에서 첫 시작이다.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감으로 다가온 것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 마지막에 가니깐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힘들었지만 모든 선수가 잘해준 덕분에 새로운 팀에서 시작을 산뜻하게 해 기분이 좋다.”
KB손해보험은 1, 2세트 당시 한국전력의 리시브를 쉽게 무너뜨리지 못했다. 2세트까지 한국전력의 리시브는 61.54%를 기록한 한편 KB손해보험은 23.26%에 머물렀다. 하지만 리시브가 불안하더라도 황승빈은 본인의 역할을 묵묵히 지켜냈다.
황승빈은 “매 경기 리시브가 편하면 아마추어 선수가 와서도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거다. 리시브가 흔들릴 때 맞춰서 해야 하는 것도 선수다. 그 상황에 좋은 토스를 올려주는 게 세터로 해야 할 역할이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다행히 3세트부터 한국전력의 리시브 효율을 떨어트리는 데 성공했다. “1, 2세트를 하는 동안 상대 리시브가 꾸준히 (하)승우 머리 위로 예쁘가 올라가더라. 그래서 3세트 시작 전에 서브가 약하다고 생각해 범실을 감안하더라도 강서브를 계속 넣었다. 이번에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5세트까지 이어진 긴 경기에서 “상대편 블로커를 보고 경기 운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격수들이 잘 때릴 수 있는 타이밍으로 토스하는 것도 경기 끝까지 염두에 뒀다”고 크게 중점을 둔 부분을 꼽았다.
이적생 황승빈의 첫 경기를 지켜본 수장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경기 후 “비예나와 호흡이 좋을 뿐만 아니라 황경민과도 좋았다. 승빈이 토스웍 리듬이랑 타이밍이 경민이랑 잘 맞는다. 덕분에 공격력이 살아났다”고 했다.
이를 들은 황승빈은 “경민이랑은 삼성화재에 있을 때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호흡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번에 다시 같은 팀이 됐을 때도 자신 있었다. 훈련할 때부터 지금까지 나 스스로도 좋은 호흡이라고 느끼지만, 경민이도 잘해주고 있다”고 황경민과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불어 비예나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쿼터 리우 훙민과의 호흡도 들려줬다. “비예나는 공을 가리지 않고 잘 때려주는 좋은 공격수다. 어느 세터가 와도 편하게 올려줄 수 있는 선수이기에 세터에게 듬직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리우 훙민에 대해선 “기본기가 탄탄해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아직 오랜 호흡을 맞춘 선수가 아니기에 시즌을 치를수록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젠 KB손해보험 황승빈으로 자신의 V-리그 9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황승빈은 산뜻하게 마무리한 시즌 출발의 느낌을 마지막까지 이어 나가고자 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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