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이다.”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흥국생명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관장은 26일 오후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흥국생명 원정 경기에서 3-2(21-25, 26-28, 25-22, 25-7, 18-16) 짜릿한 승리를 신고했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블로킹 2개를 포함해 31득점을 터뜨렸고,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도 블로킹 3개를 성공시키며 20득점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다. 미들블로커 정호영과 아웃사이드 히터 박혜민이 14, 13득점을 올렸고, 미들블로커 박은진도 12득점을 기록하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1, 2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는 흥국생명에 단 7점만 허용했다. 여자부 역대 한 세트 최소 득점 타이 기록이다.
정관장의 매서운 반격은 3세트 18-21에서 시작됐다. 앞서 3세트 17-16에서 지아를 빼고 이선우를 교체 투입한 상황이었다. 18-21 이후 상대 김미연 공격 상황에서 이선우 유효블로킹-노란 디그-안예림 연결에 이은 이선우 마무리로 19-21 기록, 이선우 서브 타임에 단번에 23-21 역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는 9-4 이후 21-4로 달아났다. 정호영 서브 타임이었다. 흥국생명은 4-13에서 옐레나 대신 정윤주, 4-18에서 김연경 대신 박수연, 4-19에서 김미연을 불러들이고 레이나를 투입했지만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3세트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정관장과 함께 지아의 공격력도 살아났다. 지아는 4세트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7득점을 올렸다. 블로킹만 3개가 나왔다. 공격 점유율은 40%, 공격 효율은 무려 66.67%였다. 5세트에도 메가와 지아가 쌍포로 나섰다. 8득점을 올린 메가를 도와 7득점을 선사했다. 공격 효율은 50%였다. 5세트에만 범실 3개가 있었지만 제 몫을 했다.
경기 후 정관장 고희진 감독도 지아에 대해 “가라앉았다가 살아났다”면서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이다. 아무것도 못하고 끝났으면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살아난 것이 앞으로 경기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아는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서 공수 균형을 갖춰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GS칼텍스전에서는 8득점에 그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날 4, 5세트 빠른 스피드의 공격을 구사하며 메가와 나란히 해결사 노릇을 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옐레나 쌍포에 맞서 맹활약한 두 선수다.
아울러 고 감독은 “3세트 이선우가 들어가서 오픈 공격 하나를 해줬고, 서브로 분위기를 바꾸는 데 결정적이었다”며 “5세트에도 서브 공략이 잘 됐고, 블로킹도 됐다. 메가와 지아는 결정을 해줬다. 우리가 해야할 배구다”며 힘줘 말했다.
극적인 승부가 끝난 뒤에는 정관장 선수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고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 눈물이 많다. 감격스러웠을 것이다”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토종 에이스 이소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메가와 지아, 박혜민으로 삼각편대를 꾸리고 있다. 이날 선발 세터는 김채나였지만, 결국 염혜선 그리고 교체 투입된 안예림이 제 몫을 해줬다. 1세트에는 범실만 10개를 기록하며 흐름을 뺏겼지만, 3세트 후반부터 정관장이 저력을 드러냈다. 두 명의 외인 공격수를 둔 정관장이 올 시즌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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