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2의 배구도사는 어디에, ‘배구도사’ 명맥을 찾아서 ①

더스파이크 / 기사승인 : 2016-05-27 1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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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이하 한국배구)가 갖고 있는 캐릭터는 같은 아시아권에 속한 일본과 비슷했다. 높이와 힘에서는 유럽과 북중미 그리고 브라질이 속한 남미에게 밀리는 게 사실이다. 모자란 부분을 상쇄했던 부분이 바로 수비와 기술이었다. 많은 이들이 한국배구에서 이 두 가지가 사라졌다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한 때 뛰어난 기본기로 배구코트를 호령하며 팬들의 시선을 독차지 했던, 이른바 배구도사들이 있었다. 팬들 기억에 선명한 박희상, 권순찬, 석진욱, 장영기 등 도사급 선수들을 추억해본다.

브라질 남자배구는 10년 넘게 세계 최정상 위치에 있었다. 최근 들어 그 자리가 흔들리는 조짐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제배구의 흐름을 주도하는 강팀으로 남아있다.

브라질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러시아와 폴란드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제배구연맹(FIVB)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브라질은 여전히 1위다.

V-리그에서 지난 시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의 토털배구혹은 스피드배구원형은 브라질에서 찾을 수 있다. 브라질은 높이와 체력뿐 만 아니라 기술과 수비도 함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톱 클래스 실력을 갖추고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많다는 의미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지바였고 지금은 그 자리를 무릴류가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세계 최고 리베로로 꼽힌 세르지우가 두 선수와 함께했던 기간이 있기 때문에 수비와 리시브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다수 배구 지도자와 관계자, 팬들 사이에서 배구를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배구에도 한때 지바나 무릴류 같은 선수들이 코트를 누볐다. 대표적 선수가 바로 박희상(전 드림식스 감독·현대캐피탈 코치,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이다. 그의 현역 선수시절 별명은 배구도사였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여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췄다.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선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여성팬들이 체육관을 찾았다. 박희상을 원조 오빠부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희상도 그렇지만 지바와 무릴류는 공통점이 있다. 신장이 195cm 이하인 단신 레프트다. 키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작은 편이었지만 배구를 참 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응답하라 1990’
최근 많은 인기와 함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응답하라시리즈다. 특히 30~40대를 주 타깃으로 해 그들이 갖고 있는 복고 감성을 제대로 짚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구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같은 겨울 스포츠로 인기를 양분했던 농구와 마찬가지로 배구도 1980년대와 1990년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현재 V-리그가 인기를 되찾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박희상에 이어 배구도사라는 별명을 이은 선수들이 줄을 이었다. 대표적 선수가 권순찬(KB손해보험 수석코치) 석진욱(OK저축은행 수석코치)이다. 둘 외에도 강성형(KB손해보험 감독, 전 현대캐피탈 코치) 장영기(KB손해보험 코치, 전 한국도로공사 코치) 등이다. 한국배구는 석진욱, 장영기가 현역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로 2의 배구인생을 시작한 이후 배구도사명맥이 끊어진 듯 하다. 현역 V-리그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송희채(OK저축은행)가 그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선수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배구도사로 꼽혔던 이들 중에서 권순찬, 장영기 코치를 직접 만났다. 둘은 이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이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배구도사라는 얘기를 쑥스러워 했다.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했다. 강 감독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준비를 위해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인터뷰 당일이던 지난 418일 해외에 있었다.

두 코치는 실업시절과 프로 시절을 거치는 동안 선수로 쌓은 커리어가 많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인터뷰를 꺼렸다. 그러나 권 코치와 장 코치는 담담하게 자신 선수 생활을 들려줬다. 함께 자리를 하지 않았지만 박희상, 강성형, 석진욱과 관련한 얘기도 풀었다. V-리그를 이끌고 나갈 차세대 배구도사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편에 계속)

/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편집부, KOVO, 본인 제공


(본 기사는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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