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 4월 1일 (금)
수영 중독에 빠지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을 챙겨먹은 뒤 모두 잠이 들었다. 유도윤과 박상원은 방콕 궁전, 사원 등을 둘러보러 나왔다. 발길이 닿는 곳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도서관인지 책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박물관 같기도 한 이곳의 이름은 당연히 기억하지 못한다. 낮 12시에 호텔 수영장에서 놀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씨암 스퀘어(Siam Square)보다 좋은 것
씨암 스퀘어는 씨암 센터, 디스커버리 센터, 마분콩 센터 등 대형 쇼핑몰이 밀집된 곳이다. 옷 가게, 카페, 레스토랑, 서점 등이 있다. 그곳을 대충 구경한 뒤 호텔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반팔, 긴 바지 등 철저히 준비해 춤추러 갔다. 잊지 못할 밤이었다. 독자와 함께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Day4. 4월 2일 (토)
방콕 낙오 사건의 전말
저녁 10시 40분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 했다. 직원 할인 티켓을 받아 타기 때문에 비행기에 빈 좌석이 있어야만 탑승이 가능했다. 그러나 남은 좌석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비행 시간을 12시간 앞당겨 오전 10시 비행기를 타기로 하고 일찌감치 새벽 6시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좌석은 5석, 누군가 2명은 남겨져야 했다. 운명을 가를 가위바위보를 했고 정지석, 유도윤이 눈물을 흘렸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
남겨진 둘은 구단 프런트에 전화해 도와달라고 했다. 구단에서 알아본 결과 저녁 10시 40분까지 모두 매진이었다. 카페에서 2시간 가량 버텨봤다. 좌절감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모님께 편지도 썼다. 공항 의자에 누워 약 1시간 동안 잠을 청했다. 참다 못해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다른 항공사 티켓도 찾아봤다. 그러나 좌석은 없었고 변경 방법도 너무 복잡했다. 마지막 희망은 새벽 12시 10분 비행기였다. 이마저 안되면 새벽 1시 50분 부산 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마음을 비우고 오후 11시쯤 가보니 다행히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4월 3일 오전 12시 10분, 18시간을 기다린 끝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청춘들의 뒷이야기
리더는 황승빈
89년생 심홍석과 91년생 김동혁을 제치고 92년생 황승빈이 리더를 맡았다. 리더는 우선 여행사를 꼼꼼히 알아봤다. 그 중 한 곳을 골라 숙소를 예약했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도 앞장섰다. 황승빈이 영어를 가장 잘하냐고 묻자 선수 A는 “다 비슷비슷하다. 각자 알아서 했다”고 했고, 선수 B는 “내가 더 잘한다”고 했다. 선수 C는 “소통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참고로 태국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선수는 황승빈이었다.
백광현의 굴욕
방콕의 펍에서 저녁식사를 한 이들. 백광현은 무난해 보이는 볶음밥을 시켰다. 그것도 2개나. 나온 음식을 보니 익힌 굴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결국 백광현은 한 수저도 뜨지 못했다.
방콕이 준 선물, 눈병
방콕 공항에 18시간이나 머물렀던 정지석, 유도윤. 먼저 한국에 도착한 일행은 미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수시로 이들이 출발했는지 확인했다. 그날 유도윤은 난생 처음으로 눈병에 걸렸다. 룸메이트 심홍석은 걱정하다가도 “눈병 걸렸으면 한국에 돌아오지 마”라고 놀렸다. 유도윤의 눈병은 귀국하자마자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깨끗이 나았다.
글/ 최원영 기자
사진/ 선수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5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