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패했다. 8강이 마지막 경기가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연경은 빛났다.
메달의 부푼 꿈을 가지고 밟았던 리우. 그러나 메달은 쉽게 우리 품으로 오지 않았다. 40년만의 메달을 노렸던 한국은 결국 네덜란드에게 가로막히며 4강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네덜란드의 마지막 25점을 끝으로 경기 종료 휘슬이 불렸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착잡함이 느껴졌다. 초반 불안했던 리시브가 아쉬웠다. 리시브가 흔들린 탓에 상대에게 손쉽게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간신히 상대의 리시브를 받아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공격이 될 리 없었다.
그럴수록 김연경의 점유율은 높아져만 갔다. 기댈 곳은 김연경뿐이었다. 에이스의 책임감은 그런 것이었다. 김연경은 볼이 자신에게로 올라오면 몇 번이고 뛰어 올랐다. 세 명의 블로커도 그녀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김연경의 진가가 발휘됐던 건 3세트였다. 앞선 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한국. 그러나 김연경이 힘을 냈다. 초반부터 득점력을 앞세우며 한국에게 리드를 안겼다. 김연경의 활약 속에 한국은 분위기를 가져왔다.
코트 안 뿐만은 아니었다. 코트 밖에서도 김연경의 리더십은 빛났다. 네덜란드가 맹렬하게 뒤를 쫓자 작전타임을 부른 이정철 감독. 벤치로 나온 김연경은 연신 “하나만 가, 하나만”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하이파이브를 해주던 것 역시 김연경이었다.
그렇게 서로를 독려했던 한국. 고비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득점이 나오며 한 숨 돌린 끝에 가까스로 3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4세트 초반 상대의 기세에 밀리며 흐름을 내줬고 이는 결국 패배로 돌아왔다.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추격해봤지만 승리에 한발 다가선 건 네덜란드였다. 전광판에 25점이 먼저 찍힌 건 한국이 아닌 네덜란드였다.
이날 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7점을 올렸다. 가장 많은 공을 때린 이도 역시 김연경. 47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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