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V리그! 씨네마 배구천국
2016-2017 VARIETY LEAGUE PREVIEW
겨울 실내스포츠의 꽃. V-리그가 돌아왔다. 리우올림픽을 치르며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한국 배구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회를 맞은 즈음에 열리는 리그로서 의미가 크다. 남자부는 지난 시즌 우승팀 OK저축은행을 비롯해 7팀, 여자부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 등 6팀이 각각 6개 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른 뒤, 포스트시즌을 거쳐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각 팀들이 시즌을 맞는 각오 등을 담은 출사표를 유명 영화 및 드라마 형식으로 꾸며 독자에게 소개한다. <편집자 주>
끝까지 간다, 흥국생명
5년 만에 밟은 플레이오프 무대. 하지만 그 무대를 누릴 시간은 짧기만 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게 2패를 당하며 챔프전 진출이 좌절된 채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수확은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얻은 것. 그리고 그 경험을 발판 삼아 정상을 바라보는 흥국생명이다. 이번에는 끝까지 간다! V-리그를 놀라게 할 준비가 됐다.
감독 박미희
“내가 바라는 건 한 가지다. 지난 시즌 들쭉날쭉했던 만큼 올해는 안정된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들이 센 언니가 됐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를 넘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 모든 팀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역시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주연 이재영
흥국생명 왼쪽 공격수 한 자리는 붙박이다. 주인공은 이제 프로생활 3년차를 맞이하는 이재영. 2014~2015시즌 V-리그에 얼굴을 내민 이재영은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15~2016시즌 에이스로 발돋움하며 팀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개인기록에서도 돋보인다. 이재영은 2015~2016시즌 498점을 올리며 득점부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선수 가운데서는 1위. 이재영보다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외국인 선수뿐이었다. 그만큼 지난 시즌 이재영은 자신 몫 이상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 중에 교체된 것이 이재영에게 더 큰 책임감을 안겨줬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 포지션이 미들 블로커였기 때문. 득점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는 이재영뿐 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흥국생명이 써 내려갈 우승을 향한 시나리오에 있어 주연은 이재영이 될 것. 박미희 감독은 “3년차니까 제 몫만 해줘도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흥국생명으로서는 이재영 활약이 필요하다.
씬 스틸러 조송화
박미희 감독에게 비시즌 준비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답변 중 하나로 조송화 이름이 튀어 나왔다. “작년에는 조송화가 무릎 때문에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훈련 량을 늘릴 수 있을 만큼 많이 회복됐다.”
지난 시즌 초 박미희 감독은 조송화의 무릎상태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오른 무릎 건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운영에 빨간 불이 켜진 흥국생명은 이로 인해 세터코치로 왔던 이수정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플레잉 코치로 선수 등록까지 해야 했다.
결국 조송화는 시즌 네 번째 경기가 돼서야 코트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무릎상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던 박미희 감독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행히도 많이 회복되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에 박미희 감독도 고무적이다. 세터자리가 중요한 만큼 조송화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시즌에는 부상에서 벗어나 우승을 견인할 수 있는 세트를 쏘아 올릴 수 있을까.
예상 줄거리
경험 + 체력 = 그 끝은?
정규리그 3위에 안착하며 포스트 진출에 성공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시즌, 다시 말해 팀으로서는 5년 만에 흥국생명이 봄배구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1, 2차전 모두 한 세트씩만을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선물 받았다. 흥국생명 멤버들을 보면 다른 팀과 비교해 아직 경험이나 나이가 어린 선수가 대부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봤다는 건 앞으로 큰 무대를 치르는 데 있어 큰 자산이 될 터.
여기에 박미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경험하면서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래서 비시즌 체력에 더 신경을 썼다. “작년에 체력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만큼 이번에는 좀 더 신중히 준비했다.”
송화야 부탁한다
인터뷰동안 박미희 감독 입에 자주 오른 내린 선수가 있다면 조송화가 아닐까 싶다. 박미희 감독은 조송화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조송화가 중요하다며 연신 조송화에 주목했다.
고무적인 건 지난 시즌과 비교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있다는 것. 조송화가 중심만 잡아준다면 박미희 감독이 원하는 안정적인 배구에 근접할 수 있다.
지난 시즌 교훈을 통해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간 흥국생명. 지난 시즌은 3위로 리그를 마감했지만 경험에 더해 체력까지 뒷받침된다면 흥국생명의 끝이 어디가 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을 것 같다.
예상평점 3.5
글 / 정고은 기자
사진 / 더스파이크 DB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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