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드 오브 발리 선정 여자배구 포지션별 최고 선수

이광준 / 기사승인 : 2017-07-25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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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남자배구 대회를 계기로 지난 호에서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최고 기량을 갖춘 남자 선수들을 포지션 별로 소개했다. 7월에는 월드그랑프리 여자대회가 대륙 별로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더스파이크>는 지난 호에 이어 세계 톱클래스 여자선수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해외배구 관련 전문 소식을 다루고 있는 ‘월드 오브 발리’는 얼마 전 남자부에 이어 여자부 포지션 별 ‘베스트 명단’을 발표했다. 그런데 국내 배구팬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베스트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에서 ‘한국 국보급 선수’ 김연경 이름이 빠졌다.



그는 처음 아웃사이드 히터 후보 명단 5인에는 들었다. 그러나 ‘월드 오브 발리’ 홈페이지를 찾는 방문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방문자들은 김연경이 아닌 다른 선수 이름을 더 많이 클릭했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서 선정된 베스트 플레이어는 객관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 지난 호 <더스파이크>에서 소개된 남자부 베스트 플레이어에서 언급한 것처럼 투표 결과는 단순하게 봐야 한다. 흥미와 재미 위주 선정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아무튼 이번 결과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세터, 아포짓스파이커, 윙스파이커, 미들블로커, 리베로 등 5개 자리에서 최고 선수로 뽑힌 7명 중 5명이 터키리그 소속이다.



유럽배구 특히 여자배구에서만큼은 터키리그가 최상위 레벨에 속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김연경이 포지션 베스트에 오르지 못한 이유는 어쩌면 터키 네티즌의 힘일는지도 모른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배구계 그리고 배구팬은 김연경 향후 진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김연경은 원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포함한 터키 잔류와 중국리그 이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꺼냈다.



김연경은 2011~2012시즌부터 6년 동안 뛰었던 페네르바체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터키리그를 떠나 중국리그로 향했다. 2017~2018시즌부터는 상하이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선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난 시즌까지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었던 에다는 페네르바체 소속 선수로는 유일하게 베스트 플레이어에 선정됐다. 비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서는 후이뤄치(중국)가 터키리그 바키방크 소속인 주팅과 함께 베스트 윙스파이커로 나란히 꼽혔다. 후이뤄치가 김연경을 대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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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오그니에비치
Maja Ognjenovic/세르비아




1984년생 베테랑 세터이다. 터키리그에서 그 동안 부동의 ‘넘버 원’ 세터로 꼽히는 나즈 아에데미르(바키방크)를 이번에 제쳤다. 오그니에비치는 나즈와 함께 터키리그에서 뛰고 있다. 소속팀은 에작시바시로 2016~2017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다. 에작시바시에서 처음 뛴 것은 아니다.



오그니에비치는 지난 2006년 세르비아를 떠나 처음으로 해외리그에서 뛰었다. 루마니아리그 메탈 갈라티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이탈리아 세리아 A1(1부 리그) 몬테치아보에서 2008~2009시즌을 뛰었고 터키리그로 옮겼는데 이 때 소속팀이 에작시바시였다.



그는 이적이 잦은 편이다. 2009~2010시즌 에작시바시에서 뛰다 올림피아코스(그리스)-모데나(이탈리아)-브로츠와프-체믹 폴리세(이상 폴란드)-피아젠차(이탈리아)를 거쳐 6년 만에 다시 터키리그로 돌아온 셈이다.



세르비아 여자대표팀에서도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고 지난 2011년 세르비아가 유러피언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당시 베스트 세터상을 받았다. 유로리그 베스트 세터상을 그때만 받은 건 아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선정됐고 2015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베스트 세터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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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site spiker & Wing spiker




로네크 슬뢰체스
Lonneke Sloetjes/네덜란드



신장 192cm로 장신 공격수다. 국내 배구팬에게도 이름이 잘 알려진 선수로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4강행 앞길을 막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구아데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 여자배구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마농의 뒤를 잇고 있다. 네덜란드가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대회 ‘베스트6’에 베스트 아포짓스파이커로 선정됐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자국 성인대표팀에 선발됐다. 1990년생으로 아직 한창 나이다. 기량이 정점에 오른 뒤 내려오는 시기가 아니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공격수로 평가 받고 있다.



네덜란드리그에서 2011년까지 뛰다 2011~ 2012시즌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뮌스터에서 뛰었고 부스토 아리시지오(이탈리아)와 스베리너(독일)를 거쳐 2015~2016시즌부터 터키리그로 자리를 옮겨 바키방크 유니폼을 입고 있다. 터키리그와 인연을 맺은 데는 구아데티 감독 영향이 크다. 구아데티가 바키방크 사령탑을 겸하고 있다. 슬뢰체스는 바키방크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바키방크에서 주 공격수를 맡으며 소속팀이 지난 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는 놓쳤으나 역시 베스트 아포짓스파이커에 이름을 올렸다.



주팅_(1).jpg



주팅
Zhu Ting/중국




슬뢰체스와 함께 바키방크에서 뛰고 있다. ‘포스트 김연경’을 이끌 선두 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김연경과 비교해 신장도 크고 스파이크 파워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1994년생으로 아직 젊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다. 중국배구협회는 지난 2015~2016시즌이 끝난 뒤 광동 에버그란데에서 뛰고 있던 주팅에 대해 해외진출을 허락했다.



올해 김연경이 해외 이적시장에서 ‘블루칩’이었다면 그 전해에는 주팅이 첫 손가락으로 꼽혔다. 주팅과 계약하기 위해 유럽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페네르바체도 주팅에게 눈길을 보냈다. 만약 페네르바체가 주팅 영입에 성공했다면 지난 시즌 한국과 중국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한 팀에서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주팅은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바키방크와 계약했다. 주팅은 지난 2013년 20세 이하 여자배구선수권을 통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 리우올림픽에서 그 명성이 만개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을 통해 김연경이 ‘월드스타’로 우뚝 선 것처럼 주팅이 그렇다. 그는 공격력과 수비력을 함께 갖춘 김연경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연경이 떠난 터키리그에서 2017~2018시즌 최고 외국인선수 자리에 오를 1순위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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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뤄치
Hui Ruoqi/중국



주팅과 함께 중국여자배구대표팀이 2016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전력으로 꼽혔다.



후이뤄치는 중국여자대표팀 멤버 중 해외리그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까지 중국리그 장쑤 소속으로 뛰었다.



오프시즌 들어 주팅과 바키방크에서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지난달(6월) 중순까지 이적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국제배구계에서는 주팅과 비교해 덜 알려진 편이지만 후이뤄치 역시 장신 날개 공격수로 분류된다. 신장은 192cm로 전위에 있을 때 당연히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수비와 서브 리시브 능력에서는 주팅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해외 에이전트와 유명 클럽에서는 중국배구협회가 그의 해외진출을 허용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이뤄치가 해외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주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키방크와 다년 계약(2년)한 주팅은 연봉으로 약 85만 달러(약 9억6천만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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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 에르뎀
Eda Erdem/터키



한국 나이로 이제 30세가 된 에다는 200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줄곧 터키리그에서만 뛰고 있다. 베식타스를 거쳐 2008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 그는 소속팀뿐 아니라 터키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최고 미들블로커로 꼽힌다. 그는 페네르바체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데 지난 시즌 소속팀이 자국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페네르바체는 터키리그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에서 에작시바시와 만나 패색이 짙었다. 페네르바체는 당시 준결승 골든 세트에서 에작시바시에게 8-13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에작시바시는 승리 확정까지 단 두 점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페네르바체는 그때부터 믿기 힘든 추격전을 펼쳤고 결국 16-14로 골든 세트를 따내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길목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에작시바시를 제친 것이다. 에다는 골든 세트 후반 결정적 가로막기를 연달아 성공하는 등 해당 경기에서 블로킹 8개를 포함해 21점을 기록했다. 에다는 윙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 케이스다. 지난 2010~2011시즌에는 터키리그 베스트 윙스파이커로 선정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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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 라시치
Milena Rasic/세르비아



슬뢰체스, 주팅과 함께 베스트 플레이어에 이름을 올린 세 번째 바키방크 소속 선수다.



라시치는 1990년생으로 신장 193cm 장신이다. 그가 갖고 있는 장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격력이다. 높이를 자랑하는 블로킹뿐 만 아니라 웬만한 스파이커와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공격은 라시치의 트레이드 마크다.



공격력이 뛰어난 미들블로커로 꼽힌 파비아나(브라질)나 폴루케 아킨라데우(미국)와 견줘도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1월드그랑프리에서는 ‘베스트 스파이커’ 상을 받기도 했다. 라시치는 국제배구계에서 평가받고 있는 이름값과 기량에 비교해 팀을 많이 옮겨 다닌 편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20010년까지 자국리그에서 뛰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프랑스리그 RC 칸느로 옮겼다. 터키리그 바키방크에는 지난 2014년 입단했다. 세르비아 여자배구대표팀에서는 세대 교체 주역 중 한명인 요바나 스테바노비치와 함께 높이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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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말로바
Anna Malova/러시아



사노 유코(일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여자배구를 대표하는 리베로로 꼽혔다. 그런 사노가 현역 선수에서 은퇴를 한 뒤 그 자리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현재는 사노처럼 독보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 몇몇이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이 아니다. 기량이 엇비슷한 리베로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말로바는 국내 배구팬에게는 다소 이름이 덜 알려진 선수지만 사노가 있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속팀 디나모 모스크바뿐 아니라 러시아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고 있다. 리베로는 다른 포지션과 견줘 선수로 활동하는 기간이 긴 편에 속한다.



말로바는 1990년생으로 베테랑이 주로 나서는 리베로 부문에서는 샛별에 속한다. 최근 들어 기량이 급성장 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지난 2015년 월드그랑프리에서 베스트 리베로에 선정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조금씩 늘리고 있는 중이다.



이들 선수들 활약을 국내팬들이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 7월 한 달은 월드그랑프리 대회가 열려 이들 톱클래스 선수 활약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FIVB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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