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최근 한국배구연맹(KOVO)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경기시간 지연’과 관련된 규정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강조되어 온 상황이다. 평소 보기 드문 옐로카드가 연속 나온 이유가 궁금하다는 팬들이 많다.
상황 돌아보기
1. 14일 개막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맞붙었다. 1세트 5-4로 현대캐피탈이 앞선 상황에서 대한항공 곽승석이 서브를 위해 서브 존으로 향했다. 서브를 넣으려고 하는 순간, 최재효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냈다. 볼 리트리버(경기장 내에서 서버에게 공을 전달해주는 도우미)가 준 공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공을 교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2. 지난 15일, 의정부에서 펼쳐진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간 경기 2세트에서 벌어진 일이다. 삼성화재가 13-10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서버 박철우가 이광훈 주심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다. 양쪽 모두 볼 리트리버가 공을 들고 대기 중이었는데, 한 쪽에서 받은 공을 다시 돌려주고 다른 쪽에서 받아 시간 지연행위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박철우는 흔들렸는지 바로 서브범실로 상대에 점수를 줬고, 흐름은 KB손해보험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시간 지연행위란?
시간 지연과 관련된 내용은 KOVO 경기규칙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KOVO 배구 경기규칙서 5장 16조 ‘경기지연 제재’를 보면 대표적인 지연 행위 다섯 가지를 명시해 놨다.
① 정규적인 경기중단을 지연하는 것
② 경기재개의 지시 후에도 계속 경기 중단을 연장하는 것
③ 불법적인 교대를 요구하는 것
➃ 부당한 요구를 반복하는 것
➄ 팀원에 의해 경기를 지연하는 것
위에서 곽승석과 박철우 경우는 5번, ‘팀원에 의해 경기를 지연하는 것’에 해당한다.
한편 경기지연에 대한 경고 및 벌칙은 선수가 아닌 팀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곽승석, 박철우 두 선수가 잘못했지만 경고는 팀에게 주어졌다. 경고 한 번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없다. 그러나 시간 지연으로 팀이 또 한 번 경고를 받게 될 경우 상대에게 1점과 서비스 권을 주게 된다.
곽승석의 경우. ‘땀이 묻어 있었다’라는 이유로 공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이 판단해선 안될 문제다. 팀 주장에게 전달해 주장이 공식적으로 주심에게 공 교체를 요구하고 심판이 이를 수용하면 그 때 교체해야 한다. 이는 개인이 임의로 공을 바꾸는 행위를 막아 경기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이유다.
박철우는 조금 다른 경우다. 박철우는 ‘한 쪽 볼 리트리버에게 공을 받아야하는 것이 아니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몇 년 전 바뀐 부분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과거 특정 볼 리트리버에게 공을 받던 규칙을 변경해 좌우에 있는 볼 리트리버 모두에게 공을 받아도 된다고 수정했다. 이 역시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강조된 것”
‘시간 지연’과 관련된 내용은 초창기 리그가 시작되던 해 규칙서에도 기록된 내용이다. 지난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경기 주심을 맡았던 이광훈 심판은 “최근 FIVB와 KOVO가 경기시간 단축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8초 룰 강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 번의 상황은 이와는 다른 부분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강조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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