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또 한 번의 빅매치가 열린다.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2018~2019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열린다. 대한항공은 16승 6패 승점 46점으로 1위, 현대캐피탈은 17승 5패 승점 45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이날 경기 승자가 1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세 번의 맞대결에서는 대한항공이 2승 1패로 우위에 있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3-0 승리를 챙겼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모두 3-1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강서브 구사자들이 많고, 그만큼 좋은 서브를 구사하기에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기는 어렵다. 어떻게든 상대 강서브를 잘 띄워놓고 이후 얼마나 잘 연결하고 마무리했느냐가 핵심이다. 연결 과정을 가장 많이 책임지는 세터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3라운드에는 여기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 당시 경기 이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다른 부분에서 크게 밀린 건 없는 것 같은데 확실히 세터에서 실력 차이가 났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실제로 당시 현대캐피탈은 4세트 20-16으로 앞섰지만 23-24 역전을 허용했고 듀스 끝에 패하며 승리를 내줬다. 당시 이승원은 역전을 허용하기까지 세 번의 공격이 블로킹에 읽혀 저지되는 등,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제는 당시 경기뿐만 아니라 이승원은 최근 경기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30일 한국전력전에서 휴식을 취한 이후 두 경기에서 모두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신영석과의 속공, 파다르와 호흡이 여전히 불안하다. 이원중과 교체되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이로 인해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으면 팀 전체가 흔들리는 시즌 초반 양상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특히 리시브가 불안정할수록 이를 연결하는 세터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승원이 상대 강서브로 흔들리는 리시브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격 옵션을 찾고 안정적으로 볼을 올려야 한다. 이상열 SBS SPORTS 해설위원과 김상우 KBSN SPORTS 해설위원 역시 현대캐피탈에서는 이승원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상열 SBS SPORTS 해설위원은 내일 경기를 두고 “이승원이 주전 세터라는 책임감으로 중심을 잡아줘야만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4라운드 들어 이전보다 페이스가 조금 떨어진 파다르의 반등도 절실하다. 파다르는 4라운드 4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7.8%로 앞선 라운드에서 모두 50% 이상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해 떨어졌다. 서브도 한창 좋던 시즌 초반만큼의 기세는 아니고(4라운드 세트당 서브 0.588개) 블로킹 수치는 확실히 떨어졌다(4라운드 세트당 0.353개). 이승원이 흔들리기 때문에 파다르가 어려운 볼을 좀 더 확실하게 처리해줘야 한다.

현대캐피탈의 키워드가 세터라면 대한항공은 고된 일정에 따른 체력이 변수다. 대한항공은 7일 우리카드전에 이어 다시 한번 3일 만에 경기를 치른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네 경기 연속 5세트 접전을 치르고 있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이미 최근 두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나왔다. 곽승석과 가스파리니는 4일 삼성화재전과 7일 우리카드전에서 엄청난 기록 편차를 보이며 흔들렸다.
곽승석
4일 vs 삼성화재: 21점(서브 3, 블로킹 1), 공격 성공률 73.91%
7일 vs 우리카드: 5점(서브 1), 공격 성공률 18.18%
가스파리니
4일 vs 삼성화재: 5점(블로킹 1), 공격 성공률 35.71%
7일 vs 우리카드: 29점(서브 2), 공격 성공률 56.25%
두 선수의 기복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3라운드 맞대결에서 국내 선수 에이스(정지석, 전광인)과 외국인 선수(가스파리니, 파다르)가 비슷한 활약을 펼친 사이 곽승석이 박주형과의 측면 공격 3옵션 대결에서 앞서며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곽승석 13점, 박주형 5점).
가스파리니의 경우 좀처럼 지난 시즌만큼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가스파리니만 자기 역할을 한다면 그만큼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열 해설위원과 김상우 해설위원 역시 대한항공에서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가스파리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열 해설위원은 “가스파리니가 한방을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록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두 선수 외에 한선수 역시 체력과 컨디션 문제(우리카드전 목에 담 증세)로 시즌 초반만큼의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체력 문제로 고민이 큰 대한항공이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백업 선수를 적절히 활용해 위기를 헤쳐나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학민은 4일 삼성화재전 2세트 중반부터 가스파리니를 대신해 뛰면서 16점, 공격 성공률 44.83%로 활약했다. 이어진 우리카드전에는 3~5세트 곽승석과 교체 투입돼 시간을 벌었다.
우리카드전 0-2에서 3-2 역전승을 이끈 황승빈의 활약도 반갑다. 당시 한선수는 목에 담이 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2세트를 선발로 나섰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3세트부터 쭉 코트를 밟은 황승빈은 안정적인 볼 배분과 경기 운영으로 팀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이러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있다면 체력 문제를 조금은 지울 수 있다.
4라운드 최고 빅매치로 꼽히는 두 팀의 경기는 오후 7시 KBSN SPORTS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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