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R REVIEW] 안갯속 순위싸움, 도로공사-IBK-GS 중 두 팀만 살아남는다

이현지 / 기사승인 : 2019-02-15 2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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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마지막 6라운드만을 남겨놓은 V-리그.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은 그 끝을 모르고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V-리그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는 해설위원들은 2018~2019시즌을 어떻게 봤을까.



갈수록 뜨거워지는 순위싸움

팀마다 다섯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지금, 4강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흥국생명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55일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GS칼텍스가 남은 봄배구행 티켓 두 장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5라운드에서 4승 1패, 승점 12점을 쌓아 단숨에 2위(승점 45점, 16승 9패)로 올라섰다.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꼽은 비결은 ‘이원정의 등장’이다. 장 위원은 “도로공사가 5라운드 첫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2-3으로 졌지만 이 경기를 계기로 이원정에 대한 믿음이 생긴 것 같다”라며 “경기 운영은 이효희를 따라올 수 없지만 구질이나 힘은 이원정도 좋다. 이원정의 활약으로 도로공사가 탄력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한유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원정이 불러온 시너지효과에 주목했다. 한 위원은 “도로공사는 체력이 가장 문제인 팀인데 이원정이 들어오면서 이효희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다. 이원정이 날개 공격수의 점유율과 성공률을 올려주면서 팀이 조화로워졌다”라고 평가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4일 현대건설에 3-2 신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어나이, 김희진과 함께 김수지와 고예림이 득점에 힘을 보탰다. 장소연 위원은 “IBK기업은행은 리시브가 불안해 큰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해왔다. 틈틈이 제3 공격옵션의 득점이 필요한데 자꾸 막히니까 어나이와 김희진의 부담이 늘어났다”라며 단조로운 플레이를 지적한 바 있다. 남은 6라운드에서도 김수지, 고예림 등 공격에 활로를 찾아줄 제3 공격옵션의 활약이 필요한 IBK기업은행이다.

도로공사가 5라운드 다섯 경기에서 모두 승점을 챙긴 반면 GS칼텍스는 1승 4패로 4위(승점 43점, 15승 10패)까지 내려앉았다. 시즌 직전 이고은의 부상을 시작으로 문명화, 강소휘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며 힘겨운 시즌을 치렀다. 장소연 위원은 “시즌 초에는 GS칼텍스의 삼각편대가 잘 운영됐는데 문명화 부상, 나현정 임의탈퇴 등 전력 누수가 발생하면서 팀이 흔들렸다”라면서도 “최근 강소휘의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아 다행”이라며 희망을 발견했다.

한유미 위원은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삼각편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느 한 선수에만 의존하는 플레이로는 경기를 이길 수 없다"라면서도 "삼각편대가 고르게 활약을 보여주되, 외국인 선수가 그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최근 알리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리가 안정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라고 강조했다.



‘특급 에이스’ 이재영에 웃는 흥국생명

흥국생명은 5라운드 종료 기준 여자부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점 50점 고지를 넘었다(승점 51점, 17승 8패). 외국인 선수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이재영의 몫이 컸다. 한유미 위원은 “요즘 이재영의 컨디션이 워낙 좋다. 김미연이 주춤한 모습을 보여도 이재영이 다 메워주기 때문에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재영은 506득점으로 득점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재영은 순위표 바로 위에 있는 톰시아(523득점)와 쌍포를 이루며 흥국생명의 독주를 이끌고 있다.

장소연 위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안정적인 팀이 흥국생명이다”라며 흥국생명이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을 언급했다. 흥국생명은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디그(1위), 서브(2위), 블로킹(3위) 등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세역전’ 현대건설-KGC인삼공사

현대건설은 개막과 동시에 11연패에 빠지며 한 시즌 최다연패 타이(2007~2008시즌)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지금 현대건설은 그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게 됐다. 오히려 2019년 6승 2패로 180도 달라진 팀이 됐다.

환골탈태의 중심엔 새 외국인 선수 마야가 있다. 마야는 지난해 11월 21일 현대건설에 합류한 뒤 뛰어난 탄력과 파워를 자랑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장소연 위원은 진짜 키플레이어로 고유민을 주목했다. 장 위원은 “고유민이 리시브에 투입되면서 김연견과 황민경도 안정을 찾았다. 예전에는 그 둘이 리시브 범위를 넓게 가져가야 했는데 이제는 자기 자리만 잘 지키면 된다. 리시브에서 안정을 찾자 공격도 효과를 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위원은 “현대건설은 분업배구를 하고 있다. 리시브는 김연견, 황민경, 고유민이 담당하고 공격은 마야, 양효진, 정지윤이 책임진다. 이런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1라운드를 1위(승점 12점, 4승 1패)로 마무리했던 KGC인삼공사는 15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알레나가 부상으로 결장했던 아홉 경기를 포함해 12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3~5라운드에서 KGC인삼공사가 추가한 승점은 단 2점뿐이다.

문제는 알레나가 돌아온 뒤에도 KGC인삼공사의 연패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소연 위원은 “아직 알레나의 컨디션이 100% 돌아오지 않은 것 같다. KGC인삼공사에서 알레나가 갖는 지분이 절대적인데 그만큼 못 해주고 있다”라며 “어떻게든 이겨야 분위기가 살아날 텐데 알레나가 안 되니까 패배의식이 짙어지는 것 같다”라고 지켜봤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시선을 국내 선수로 돌렸다. 한 위원은 “KGC인삼공사의 중앙 활용이 아쉽다. KGC인삼공사는 리시브와 수비가 잘 되는 팀이고 한수지, 박은진 등 좋은 선수들이 중앙을 지키고 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은지가 공격력이 좋다고는 하나 해결사 역할을 맡기에는 무리가 있다. 공격 루트가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봄을 맞이할 세 팀은 누가 될까

한유미 위원은 앞으로 남은 6라운드 열다섯 경기 모두 ‘빅매치’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하위권에 있는 팀은 순위 경쟁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더 과감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상위권 팀은 결과에 대한 부담감, 압박감 등이 있기 1위와 6위, 2위와 5위의 대결도 빅매치가 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장소연 위원은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순위싸움의 관전 포인트로 ‘체력’을 꼽았다. 장 위원은 “6라운드까지 오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곤할 수밖에 없다. 보통 6라운드라면 어느 정도 향방이 드러나서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하는데 이번 시즌은 그럴 겨를이 없다”라며 “이미 기술적인 부분은 서로 다 알고 있다. 결국 간절한 마음과 정신력, 체력이 조화를 이뤄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매 경기가 끝나면 순위가 바뀐다. 그만큼 봄배구 진출 팀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장소연 위원은 “올 시즌만큼 치열했던 적이 없다. 매 경기가 끝나면 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최종 순위를 예상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유미 위원은 도로공사의 상승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 위원은 “도로공사에는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지금대로라면 챔피언결정전까지 노려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만약 도로공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까지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계속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libero@thespike.co.kr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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