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서 6위까지’ OK저축은행의 추락, 끝내 응답하지 않은 국내파

이광준 / 기사승인 : 2019-03-06 01:3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김세진 감독,"우리 팀의 현주소"라고 자인


[더스파이크=안산/이광준 기자] 어느덧 6위. 시즌 초 2위에서 선두 경쟁을 하던 OK저축은행이 '국내 선수' 부진 속에 추락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했다. 삼성화재는 최종 4위를 확정했고, OK저축은행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순위 반등에 실패했다.


현재 OK저축은행 순위는 6위다. 지난 4일 KB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을 잡고 승점 2점을 획득해 5위 자리마저 내줬다. KB손해보험보다 한 경기를 더 남겨 순위를 역전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떨어지는 순위는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두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던 OK저축은행. 올 시즌 초 그간 부진을 덜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2라운드는 2위를 지키며 홈 안산에 다시 배구 열풍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러나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시즌 막판, 결국 6위까지 내려앉기에 이르렀다.



OK저축은행 올 시즌 순위 추이
(라운드 종료시점 기준, 6라운드는 6일 기준)


1라운드 2위 (승점 14, 5승 1패)
2라운드 2위 (승점 24, 8승 4패)
3라운드 3위 (승점 31, 10승 8패)
4라운드 5위 (승점 37, 12승 12패)
5라운드 5위 (승점 42, 14승 16패)
6라운드 6위 (승점 46, 15승 19패)


올 시즌 내내 OK저축은행은 외인 요스바니를 도울 국내 선수가 필요로 했다. 팀은 주전인 송명근, 조재성이 그 역할을 해내길 바랐다. 그러나 올 시즌이 주전 첫 해인 조재성은 경기 별로 큰 기복을 보였다. 주장 송명근은 좀처럼 제 리듬을 찾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 활약을 펼쳤다.


이런 문제는 요스바니가 뛰지 않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5일,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처음으로 외인 요스바니 없이 경기를 치렀다. 이전부터 좋지 않았던 어깨에 염증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요스바니는 지난 1일 현대캐피탈과 경기 1세트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에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날 OK저축은행 팀 공격성공률은 47.87%, 공격효율은 19.15%였다. 특히 낮은 공격효율(공격으로 인해 상대에게 점수를 내준 경우를 빼고 계산하는 것. 전체 공격 성공 개수에서 공격범실로 연결된 경우, 상대 블로킹 득점을 내준 경우를 뺀 뒤 이를 총 공격 시도 횟수로 나눠 확률을 계산한다.)이 아쉬웠다. 효율이 낮다는 건 곧 범실이 많고 블로킹에 걸린 공격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날 OK저축은행의 범실은 31개(세트 당 7.75개), 여기에 상대에게 13개 블로킹(세트 당 3.25개)을 허용했다. 결정력에서 크게 떨어졌다.


이날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이 단 4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 역시 25%로 좋지 않았다. 교체돼 들어온 전병선이 12득점, 성공률 55%로 더 뛰어났다. 주장 송명근은 15득점, 공격성공률 56,52%로 성공률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범실이 무려 9개나 나왔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외국인선수가 없을 때 우리 팀 현주소다. 이게 우리 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조재성과 송명근 같은 국내 선수들이 더 해줘야 한다. 외국인선수에만 의존해서는 답이 없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주축 선수가 불안할 때, 이를 차고 나오는 신인들 활약도 아쉬웠다. OK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최하위에 머물면서 좋은 순번으로 신인드래프트에 임할 수 있었다. 2017~2018시즌에는 1라운드 2순위로 윙스파이커 차지환(201cm)을, 올해는 전체 1순위로 미들블로커 전진선(196cm)을 선택했다.


차지환은 올 시즌 송희채가 떠난 자리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기본기 부족으로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했다. 지난 5일 요스바니가 빠진 자리에 모처럼 선발로 나섰지만 2세트까지 뛰며 4득점(공격성공률 30%)에 그쳤다. 결국 3세트부터는 다시 웜업존으로 돌아갔다.


신인 전진선의 경우, 지난 11월 30일 이후 단 한 번도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입단 전부터 있었던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제 경기력을 내지 못했기 때문. 결국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수술을 받았다. 2월 27일부터는 아예 부상자로 명단에서 빠졌다. 구단 관계자는 “현재 70~80% 회복된 상태다. 5월쯤 되면 훈련을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 요스바니는 ‘리틀 시몬’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높은 공격점유율과 더불어 리시브, 디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요스바니는 갈수록 지쳐갔다. 그 가운데 국내 선수들이 조금만 뒷받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결국 OK저축은행의 순위 추이는 요스바니 기량 하락과 맞닿아있는 셈이 된다. 갈수록 떨어진 순위는 시즌 초부터 OK저축은행에게 떨어진 ‘외인 의존도 줄이기’ 과제가 끝내 해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있다.


사진_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더보기

HOT PHOTO

최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