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디펜딩챔피언다운 저력을 발휘하며 V2를 정조준했다.
흥국생명이 9일 현대건설전에서 승점 추가 없이 패배하고 도로공사가 10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승점 3점을 얻는다면 승수에서 앞선 도로공사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 6일 현재 도로공사(승점 56점, 20승 9패)는 흥국생명(승점 59점, 20승 9패)에 승점 3점 뒤져 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도로공사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정규리그 마감에 다다른 지금 연승 숫자를 8까지 늘렸다. 1월까지만 해도 4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도로공사였지만 어느덧 챔피언을 바라보는 자리에 다다랐다.
도로공사의 목표는 정확하다. 챔피언 타이틀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GS칼텍스, 흥국생명에 올 시즌 각각 4승 2패를 거두며 상대전적에서 앞선다. GS칼텍스에는 3~6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는 4~6라운드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공격루트가 다양하다는 것이 도로공사의 최대 장점이다. 박정아와 파튜, 정대영과 배유나까지 다양한 공격을 펼친다. 시즌 초반 배유나가 부상을 완벽히 털어내지 못해 공격 가담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동공격 2위, 속공 5위로 정대영과 함께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선수 파튜도 올스타 브레이크 17일 동안 손발을 맞추며 한쪽 날개를 든든히 책임졌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건 임명옥과 문정원의 탄탄한 리시브가 배경이 됐다.
시즌 초반 팀을 지탱하던 주전 세터 이효희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체력 관리에 돌입했다. 지난 5라운드부터 출전 시간을 늘린 이원정의 활약으로 도로공사는 이효희의 체력 안배와 다양한 플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이효희는 빠른 패턴 플레이에 능한 세터고 이원정은 양 날개로 힘 있게 공을 올려줄 수 있는 세터다. 도로공사의 더블 세터 체제는 공격수 개개인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상대 블로커, 수비수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며 이원정이 자기 역할 충분히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되는 선수”라며 이원정을 칭찬했고, 이효희는 “교체로 출전하면서 경기 중간에 들어갔을 때 동생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도로공사지만 김종민 감독은 “지금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랐다. 포스트시즌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포스트시즌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하는데 지금 절정에 올라 불안하기도 하다”라며 “봄배구가 시작될 때까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잘 점검하려고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김종민 감독의 불안을 해소하듯, 이효희는 “선수들과 ‘우리는 봄에 다가갈수록 잘한다’라고 말했던 게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고,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과연 도로공사는 봄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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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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