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현대건설이 시즌 마지막 경기를 양효진 없이 준비한다.
현대건설은 오는 9일, 홈 수원체육관에서 1위 흥국생명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현재 승점 29, 9승 20패로 마지막 경기서 10승 고지에 오르기 위해 도전한다.
시즌 대미를 장식해야 할 경기. 그러나 이를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주장 양효진이 훈련 도중 왼쪽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다. 왼손 두 번째 손가락 인대파열로 8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회복까지 예상 소요시간은 4개월이다.
'거미손' 양효진은 현대건설의 절반 이상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미들블로커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블로킹에서 가히 독보적이다. 올 시즌도 세트 당 0.875개를 잡아내며 블로킹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양효진은 V-리그 10시즌 연속 블로킹 왕이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게 된다. 한 경기만 남긴 2위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 세트 당 0.713개로 차이가 많이 나고 있어 역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양효진이라는 벽은 현대건설 코트를 지키는 힘이다. 양효진이 중앙에서 버티고 있어 수비가 훨씬 용이해진다. 타 팀 장신 외인들 공격도 양효진은 충분히 견제가 가능하다.
공격에서도 양효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양효진은 올 시즌 팀 공격의 20.85%를 담당했다. V-리그 미들블로커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양효진은 큰 신장을 바탕으로 중앙 오픈 공격을 자주 시도한다. 현대건설이 황민경-고유민 다소 공격력이 떨어지는 윙스파이커 라인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양효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올 시즌 양효진은 공격종합 독보적인 1위(공격성공률 47.79%)를 달린다. 2위는 팀 동료 마야로 성공률이 40.14%에 그친다. 오픈 공격 역시 양효진이 1위인데, 성공률 47.59%로 웬만한 남자 선수와 비교될 수준이다(남자부 오픈 3위, 삼성화재 박철우 성공률 48.59%).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빠진 양효진 자리에 정시영을 세울 계획이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더스파이크>와 통화에서 “정시영이 나설 계획이다. 양효진이 없지만 나머지 멤버들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홈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물러설 수 없다.
상대가 흥국생명이라는 점은 현대건설 의지를 더욱 불타게 하는 이유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흥국생명 상대로 상대전적 전패(5패) 중이다. 다섯 차례 패배 중 무려 네 번이나 셧아웃으로 패했다. 3라운드 맞대결에서 한 세트를 따냈던 것이 전부다.
이도희 감독 역시 “올 시즌 한 번도 못 이겨본 팀이다. 그래서 더욱 양효진 공백이 아쉽다”라고 말한 바 있다.
더군다나 흥국생명은 이 경기에서 승점 1점만 획득해도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게 된다. 함께 축하해야 할 일이 분명하지만 홈에서 다른 팀 우승을 지켜봐야한다는 점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019년 이후로 매서운 경기력을 뽐낸 현대건설. 비록 봄 배구는 좌절됐지만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주축 양효진 결장 속에서 현대건설의 2018~2019시즌 마지막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팬들의 관심을 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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