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허수봉이 파다르의 공백을 지우며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홈에서 1승을 거두고 장충체육관에서 2차전을 준비하던 현대캐피탈은 경기를 앞두고 뼈아픈 소식을 들었다. 파다르가 오전 훈련 도중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었다. 1차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 주포 파다르 자리에는 허수봉이 대신 투입됐다. 그동안 보여준 모습을 봤을 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허수봉은 1세트부터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세트 초반부터 자신 있게 공격을 시도했고 전광인, 문성민과 함께 득점을 책임졌다. 특히 1세트 20점 이후 결정적인 순간 허수봉은 더 빛났다. 24-24로 승부를 듀스로 이끄는 득점을 만든 데 이어 이 점수를 포함해 팀의 점수를 세 번 연속으로 책임졌다.
허수봉의 활약은 1세트에서 그치지 않았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서브 에이스 두 개를 기록해 분위기를 가져왔다. 허수봉은 후위 공격과 퀵오픈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만들며 공격을 이끌었다. 2세트를 마친 시점에서 현대캐피탈 최다 득점자는 다름 아닌 허수봉이었다.
3세트에서도 허수봉은 식을 줄 몰랐다. 서브 에이스 두 개를 더한 허수봉은 빠른 스윙을 연이어 보여주며 득점을 쌓아나갔다. 허수봉은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리는 마지막 득점을 올리며 본인의 통산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20점, 종전 19점)도 경신했다. 이날 허수봉의 기록은 20점, 공격 성공률 62.5%. 블로킹 1개, 서브 에이스도 4개였다. 팀 최다 득점자이자 공격 성공률도 매우 높았다. 허수봉의 맹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파다르가 없음에도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본래 윙스파이커인 허수봉은 리시브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날은 파다르 대신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면서 리시브 부담이 줄었다. 리시브 부담이 줄자 허수봉은자신이 가진 공격 재능을 여지없이 뽐냈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주포 외국인 선수 부상이라는 엄청난 암초를 만났음에도 현대캐피탈은 예상치 못한 선수의 활약으로 위기를 넘겼다. 단기전에서 이른바 ’미친 선수‘의 활약이 왜 필요한지를 제대로 보여준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사진=장충/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