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본인이 다 한거죠" 1순위 딸 바라본 정호영 부모님의 마음

이정원 / 기사승인 : 2019-09-04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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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 출신 아버지, 어머니는 여자배구 미도파서 활약


[더스파이크=홍은동/이정원 기자] "우리가 뭘 했나요. 본인이 다 한거죠. 프로에 가서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간 딸을 키우느라 고생했던 부모님도 오늘만큼은 활짝 웃었다. 정호영의 아버지 정수연(53) 씨와 어머니 이윤정(47) 씨가 그 주인공이다. 선명여고 정호영은 4일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2020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선발됐다.

지난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한 KGC인삼공사는 35%의 가장 높은 확률을 가지고 있었다. KGC인삼공사는 예상대로 선명여고 에이스 정호영을 선발했다.

당장 프로 무대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정호영을 뽑은 KGC인삼공사 구단 관계자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정호영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더스파이크>와 만난 정호영의 아버지 정수연 씨는 "우리는 보살피기만 했는데 본인이 해서 얻은 결과다. 힘든 고교 시절을 버티느라 고생이 많았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수연 씨는 한 가지 아쉬움을 보였다. 드래프트 결과에 대한 것이다. 총 35명이 나온 이번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 두 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선택을 받았다. 18명은 지명 받지 못하고 아쉽게 집에 돌아갔다.

정수연 씨는 "호영이의 친구들이 드래프트 현장에 같이 나왔는데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마음껏 웃을 수가 없었다"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까지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받은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버티지 못하고 나간 경우가 수두룩하다.

"프로는 아마 무대랑 다르다. 본인이 연습을 한 만큼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자신이 얼마만큼 성장할지는 호영이의 몫에 달렸다." 정수연 씨의 말이다.

정호영의 가족은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다. 정수연 씨는 농구 선수 출신이며 이윤정 씨는 여자배구 미도파에서 활약했다. 정호영의 동생인 정소율(16) 양도 배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으며 내년 선명여고 진학을 앞두고 있다.

이윤정 씨는 "부모를 닮아서 그런지 두 딸의 키가 모두 크다. 유전은 역시 무시할 수 없나 보다. 밖에 나가면 눈에 확 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모님은 정호영이 어떤 선수로 성장하길 바랄까. 정수연 씨는 "아마 구단하고 이야기를 해봐야 할 거 같다. 호영이는 윙스파이커나 아포짓 스파이커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미들블로커는 호영이가 이동 공격에 약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정수연 씨와 이윤정 씨는 "사실 성장 가능성은 호영이보다 소율이가 더 높다"라고 웃은 뒤 "호영이가 프로에 가서 자만하지 않고 항상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뒤 기분 좋게 본가가 있는 광주로 향했다.

사진_홍은동/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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