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마테우스가 V-리그 데뷔전에서 KB손해보험이 그토록 바라던 해결사 면모를 보여줬다.
KB손해보험 새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 크라우척(등록명 마테우스)은 16일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브라질 출신 마테우스는 201cm 신장을 가진 1997년생 젊은 선수다. 마테우스의 V-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훈련 때는 괜찮았다. 다만 실전을 통해 한 번 봐야 한다”라며 “타점도 좋고 힘도 있다. 다만 젊은 선수라 경험이 많지 않아 첫 경기에서 얼마나 해줄지 정확한 감이 안 온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마테우스는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마테우스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1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56.86%로 황택의와 호흡을 맞춘 시간이 이틀뿐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좋은 기록이었다. 1세트부터 9점, 공격 성공률 77.78%로 좋은 출발을 보인 마테우스는 2세트에는 3점, 공격 성공률 21.43%에 그쳐 극과 극을 보여줬다. 하지만 3세트부터는 다시 매 세트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고 5세트에도 공격 성공률 60%에 6점을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이 바라던 해결사 역할을 확실히 해줬다.
데뷔전에서 마테우스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오픈 공격 능력이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 오픈 공격 성공률 최하위였다. 큰 공격을 이끌어줄 외국인 선수가 없다 보니 수비가 되더라도 반격 득점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세트 막판까지 추격하는 그림은 자주 나왔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12연패를 끊을 당시에는 김학민이 순도 높은 오픈 공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37세 노장 김학민이 리시브를 하면서 매 경기 그런 역할을 하기도 어렵다.
16일 경기에서는 마테우스가 오픈 공격을 확실하게 처리했다. 이날 마테우스는 오픈 공격 성공률이 70%(14/20)에 달했다. 마테우스가 하이 볼을 여러 차례 득점으로 연결한 덕분에 KB손해보험도 상대가 추격하는 상황에서 리드를 지키거나 분위기를 쉽게 넘겨주지 않았다.
권순찬 감독 역시 경기 후 마테우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권 감독은 “어려운 볼을 잘 처리했다. 생각보다 더 잘해줬다”라며 “우리는 리시브가 불안한 팀이다. 하이 볼 상황이 자주 나오는데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이 볼을 처리해주는 마테우스가 오면서 분위기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5세트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올린 마테우스였다. 5세트 9-9에서 다시 앞서는 득점과 14-11을 만드는 5세트 막판 결정적인 득점 모두 마테우스 손에서 나왔다.

팀과 훈련할 시간이 적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마테우스는 KB손해보험에 합류하고 팀과 훈련한 지 4~5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대표팀에 다녀온 황택의와는 이틀밖에 손발을 맞출 수 없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더 잘할 수 있다”라고 밝힌 마테우스의 말처럼 황택의와 호흡을 더 끌어올린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서브는 18번 시도 중 범실이 7번이었다. 그나마 5세트에 위력적인 서브가 들어가긴 했지만 전체적인 서브 위력은 돋보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아직 호흡이 완전하진 않은 탓에 다른 공격과 비교해 후위 공격 성공률은 떨어졌다(36.8%, 7/19). 마테우스 역시 경기 후 “서브와 후위 공격에 더 신경 쓰려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로부터 득점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고 이와 함께 여러 요소가 겹쳐 하위권으로 처졌다. 하지만 마테우스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었고 첫 경기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마테우스가 데뷔전 혹은 그 이상의 경기력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KB손해보험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사진=안산/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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