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이민욱은 2020년 1월 17일 삼성화재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한국전력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17, 26-24)으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은 상대전 시즌 첫 승과 더불어 4연패 탈출 그리고 승점 20점 고지까지 올랐다. 여러모로 의미가 많은 이날 경기 승리였다. ,
가빈이 21점, 구본승이 13점을 올렸다. 또한 블로킹도 14개를 기록하며 3개밖에 기록하지 못한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좌우 공격수와 미들블로커 라인의 활약도 빛났지만 이 선수를 빼놓고 한국전력의 승리를 말할 수 없다. 바로 세터 이민욱이다. 이날 이민욱은 이호건 대신 선발 출전했다. 블로킹 1개 포함 2점을 올렸다. 또한 37개의 패스를 올리며 공격수들이 적재적소에 공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경기 후 이민욱을 만났다. 한국전력 이적 후 시즌 첫 수훈선수 인터뷰실 방문이다. 이민욱은 "한국전력 와서 처음 들어온다. 인터뷰 처음 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안 쓰려고 하는데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들어오니 기분은 좋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랜만에 이겨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팀도 이날 경기가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경기 전 장병철 감독은 휴식기 기간 동안 세터들과 공격 배분에 관한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 후에도 장병철 감독은 "이민욱에게 가빈이 후위에 있을 때는 전위 공격수들과 미들블로커를 활용하라고 말했는데 잘 따라줬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민욱은 "항상 전에 경기했던 것을 많이 돌려봤다. 그간 상대가 가빈을 많이 막으니까 오늘은 가빈이 없는 쪽으로 공격을 하려 했는데 잘 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가빈이 "우리 팀 비밀을 말하지 말라"라고 말해 인터뷰실은 웃음 밭이 되었다.
앞서 이민욱이 말했던 것처럼 이날 경기는 이민욱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민욱은 지난해 4월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팀을 옮겼지만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14일 대한항공전부터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기회가 올 거라 생각은 했다. 사실 처음 왔을 때 팀의 리더가 되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너무 잘 하려다 보니까 급했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애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동생들에게 배구적인 부분보다는 기본적인 생활 같은 부분에서 리더가 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감독님이나 코치님께서 자존심을 많이 심어줬다. 내려놓자는 느낌으로 경기를 했는데 리시브도 좋고 하니 나도 자신감이 올라왔다"라며 "(이)민규 형도 이야기 많이 하면서 나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준다. 이날 경기가 나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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