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이민규-이민욱 형제 세터 맞대결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24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는 한 가지 주목할 요소가 있었다. 각 소속팀에서 세터로 활약 중인 이민규-이민욱 형제 맞대결 성사 여부였다. 주전으로 나서는 이민규와 달리 이민욱은 세터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맞대결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았다. 2016~2017시즌 가장 많은 세트를 기록했던 이민욱(당시 세트 시도 총 317회, 세트 성공 166개)은 올 시즌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한국전력에 합류해 기회를 받고 있다.
특히 이민욱은 4라운드 들어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었다. 4라운드 대한항공전에 1, 2세트 선발 출전했고 이어지는 17일 삼성화재전에는 1~3세트를 온전히 책임지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꾸준히 주전으로 나섰기 때문에 이민규가 선발로 나온다면 1세트부터 형제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에서는 곽명우가 선발로 나오며 1세트 맞대결은 무산됐다.
이후 이민규가 교체 투입된다면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지만 끝내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민욱은 1세트 흔들리며 8-14로 뒤진 상황에서 이호건과 교체됐고 이후 코트를 밟지 못했다. 이민규는 2세트에 처음 투입되면서 이민욱을 상대하지 못했다. 이민규는 3세트 초반 다시 투입된 이후 팀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면서 3-1 승리까지 도왔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민규로부터 형제 맞대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민규는 “이전에도 코트에 같이 있던 적은 있다. 삼성화재 시절이었을 거다. 다만 그 시간이 길진 않았다”라고 지난 맞대결을 돌아봤다. 맞대결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오늘만 날이 아니다. 조금 설레기는 했다.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실 것 같다. 동생이 오늘은 빨리 나갔는데, 앞으로 이런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지난 17일 삼성화재전 승리 이후 이민욱은 “민규 형도 이야기 많이 하면서 나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준다”라며 형인 이민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이후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물었다. 이민규는 “밖에서 보니 평소 안 하던 플레이를 무리해서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끝나고 바로 연락했다. 말릴 수 있으니 평소에 하지 않던 플레이는 하지 말라고 했다. 자기도 그것 때문에 조금 ‘멘붕’이 왔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무산됐지만 이민규의 말을 통해 그 역시 어느 정도 이민욱을 코트에서 만나길 기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민규는 OK저축은행 입단 이후 두 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나쁘지 않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이민욱은 2014~2015시즌 데뷔 후 아직 세터로서 확실히 자리 잡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한국전력 합류 후 최근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며 다시 기회를 잡고 있다. 아직은 사뭇 다른 선수 경력을 이어가는 두 선수의 세터 맞대결이 성사될지, 맞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안산/박상혁 기자, 더스파이크_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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