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구본승 임의탈퇴 처리할듯
첫 제자 보낸 장병철 감독 “충격 쉽게 가시지 않아”
“남은 선수들 잘 추슬러서 시즌 잘 마치겠다.”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남은 선수들 잘 이끌어야죠.”
한국전력 신인 구본승이 지난 1월 31일 개인 SNS를 통해 "더 이상 배구선수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일은 배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그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구본승을 지명했을 뿐만 아니라 선수관리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승이 한국전력 숙소를 떠난지 사흘이 지났다. <더스파이크>는 4일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과 전화통화로 구본승과 관련한 심정에 대해 들었다. 장 감독은 “충격이 꽤 크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흔히들 부임 후 처음으로 받는 제자들은 특별하다고 말한다.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장병철 감독에게 구본승은 애틋한 ‘첫 제자’였다. 그런 제자가 팀을 떠나게 돼 장병철 감독도 적잖이 힘들어 했다.
장 감독은 “(구본승이) 이전부터 특이한 면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시즌 도중에도 자주 설득하고 했는데 이렇게 시즌 도중 갑자기 나가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라며 가슴 아파했다.
장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단체생활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였다고 한다. 평생 배구만 해온 선수인데 이렇게 끝나게 되면 어디든 가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올 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하는 것도 적극 고려했는데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힘들어하고만 있을 순 없다. 장병철 감독은 한 팀을 이끄는 수장이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떠난 선수도 있지만 남은 선수도 중요한 구성원들이다.
장 감독은 “남은 선수들을 다독여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라며 기운을 냈다.
그는 끝으로 “다행히 선수들은 큰 동요 없이 지내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은데 이런 일까지 벌어져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남은 선수들을 이끌어 더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을 마쳤다.
한편 한국전력 구단 관계자는 구본승의 의사를 다시 파악한 뒤 앞으로 선수 신분을 처리할 뜻을 밝혔다. 현재 구본승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했다. 구본승이 뜻을 바꾸지 않을 경우 한국전력은 구본승을 임의탈퇴 처리할 예정이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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